[EDITOR][Editor's Mission] 에디터 3인의 일주일간의 미션 그리고 결과 요약



걸으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 미션명 : 퇴근 후 산책하기

* 결과 요약 : 그래도 매일 걷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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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라는 단어는 이제 완전히 대중적으로 자리 잡은 듯해요. 그만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엔 각종 운동 방법을 담은 콘텐츠들이 넘쳐나죠.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충분히 운동할 수 있어요. 그러나 제 의지에는 ‘강제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는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일에 무척이나 취약한 편인데요. 그래서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고는, 제 월급의 상당 부분을 1:1 트레이닝에 사용했어요. 저는 제자신을 알았거든요. 이 ‘돈’이 나를 움직이게 할 것이라는 걸 말이죠.

 

<계절공방> 에디터들과도 비슷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계절공방>을 빌미로 지난 1년간 미뤄왔던 도전을 실행해보자 모의했어요. 그렇게 세 명의 에디터는 서로의 일주일 미션을 공유하고 각자 체험 후기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제 선택은 바로 ‘산책’이었어요. 지난 6월에 이사한 뒤, 단 한 번도 아파트 단지조차 둘러보지 않았던 게 떠올랐기 때문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산책하는 걸 즐긴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저는 늘 산책을 동경해왔어요. 하지만 동경과 현실을 거리가 있는 법이죠. 언제나 퇴근 후엔 도저히 단 한 걸음도 밖을 나설 수 없는 상태가 되었어요. 사실 그런 상태라고 생각한 거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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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게 9월 15일 월요일부터 매일 저녁 산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귀찮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매일 문밖을 나섰어요. 며칠은 하루 종일 비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날은 무척 의지가 약해졌지만 단 1분 만이라도 걸어보자는 심정으로 우산을 들고 나섰습니다. 늘 차로 이동하던 곳을 걸어보기도 했어요.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산책하는 사람(그리고 강아지도!)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요. 그동안 집 안에만 있었던 제가 조금 부끄러울 정도였어요. 하루이틀 산책 나가는 날이 늘어갈수록 사람들이 말하는 ‘걷기의 미덕’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을 비우고,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편안해지다니! 걷는 내내 낮에 있었던 번잡한 일들에서 잠시나마 자유로워졌고, 언제나 쥐고 있던 핸드폰을 내려놓으니 비로소 세상이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단 일주일뿐이었는데도, 마치 새로운 렌즈로 세상을 보는 것마냥 모든 게 신비롭게 느껴졌어요.

 

애초에 이 산책 미션은 일상의 작은 성취를 만들어보고자 시작한 일이었어요, 그래서 이 미션을 잘 해내면 또 다른 미션에 도전해보자 싶었는데요. 지금은 산책에 집중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런 목적 없는, 그냥 산책으로서 말이에요. 머릿속을 비우는 시간,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혹시 <계절공방>에 산책 고수들이 계신가요? 그렇다면 이 초보 산책러에게 조언을 부탁드려봅니다.


Editor. 지지






올해가 가기 전 해보고 싶었던 미션

 



* 미션명 : 출퇴근길에 핸드폰 안 보기

* 결과 요약 : 일주일의 초반엔 작은 성공, 후반엔 대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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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에 핸드폰을 보지 않으려면, 물리적으로 손에서 멀리 두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저는 백팩 앞주머니에 핸드폰을 넣고 지하철에 올랐습니다. 평소라면 게임(피크민 블룸)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그걸 못하니 불안하더라고요. 그래도 ‘회사 가서 핸드폰을 보면 되지’ 하며 버텼습니다. ‘버틴다’는 동사에서 느껴지듯이 저는 생각보다 더 핸드폰에 의존하는 사람이더라고요. 그래도 지하철에서 멋지게 책을 읽는 패션 독서인으로서의 면모를 뽐낼 수 있어서 제 불안함은 뿌듯함으로 잘 덮을 수 있었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퇴근 후, 집에 오면 엄마나 동생에게 핸드폰을 맡겨버렸습니다. 원래 저녁에는 릴스를 보느라 시간이 금방 사라졌는데, 그걸 안 보니 저녁이 훨씬 길어졌어요. 덕분에 병렬독서 중이던 책들도 두 권 정도 처리하고, 길어진 저녁을 누릴 수 있어서 기뻤어요.

 

하지만 일주일 중반부를 지나면서부터는…… 말 그대로 대실패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미션을 까먹었다는 것이었어요. 계획을 세운 것도 잊은 채 습관대로 핸드폰을 켰고, 죄책감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역시 관성의 힘은 무섭더라고요.

 

미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

- 핸드폰을 물리적으로 멀리 두는 건 효과적이다.

- 하지만 ‘까먹는 순간’이 찾아오면 무너진다.

- 결국 기억을 상기시켜 줄 장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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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번 주에 다시 도전할 거예요. 더 업그레이드된 미션으로요. 우선 까먹지 않게 제 핸드폰 잠금화면을 ‘너 디지털 디톡스 중이야’라고 바꿔두었고요. Focus Friend 앱으로 집중 타임을 가질 거예요. 이 앱은 ‘포커스 시간 15분’ 이렇게 설정하면 콩 친구가 뜨개질을 시작해요. 그 시간에 핸드폰을 만지면 콩 친구가 뜨고 있는 뜨개질 작품이 물거품이 되죠. 콩 친구는 뜨개질 작품을 완성하고 저는 핸드폰과 멀어져보겠습니다. 이번엔 꼭 성공해볼게요. 실패에서 끝난 미션이 아니라, 저에겐 영원한 과제니까요.


Editor. 디또






지나치게 많은 활자 세상 한 가운데에 숫자를 읽다

 



* 미션명 : 매일 밤 핸드폰 멀리하고 종이와 펜으로 스도쿠하기

* 결과 요약 : 스도쿠 광인의 컴백 이슈로 매우 흡족한 성공 (앞으로도 꾸준히 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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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하루를 마치고 폭신한 이불에 숨어 유튜브, 넷플릭스, SNS를 유령처럼 떠돌다 잠에 드는 것. 그것은 직장인의 유일한 낙이자 포기할 수 없는 도파민이 아닐까요.

 

온갖 매체를 통해 이러한 수면 습관이 여러모로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수도 없이 들었지만 아무리 다짐을 해도 좀처럼 그만둘 수가 없더라고요. ‘내가 이런 소소한 일탈도 못하면 무슨 재미로 사나···.’ 하는 마음에 분하다가도, 아침에 돌덩이 같은 어깨와 목을 주무르다가 이런 수면 습관은 더 이상 안 된다는 생각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래, 도파민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면 아날로그 게임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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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학창 시절의 친구가 처음 알려줬던 스도쿠 게임. 언젠가부터 핸드폰을 바꿔도 항상 메모리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었죠. 함께한 시간 만큼 ‘Sudoku’라는 게임 앱에서 꽤 높은 레벨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스도쿠를 할 때면 저는 어김없이 고교 시절이 떠오릅니다. 추상적이고 정답이 없는 고민에 밤잠을 설치던 그때, 저는 스도쿠 게임을 하며 머릿속에서 유영하는 생각들을 억지로 지우곤 했거든요.

 

마침 좋은 구실도 생겼겠다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스도쿠 키트를 주문했습니다. 그렇게 n년 지난, 지금 저는 다시 고교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매일 밤 스도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핸드폰 속 게임 앱이 아닌 진짜 종이와 연필을 가지고요.

 

스도쿠를 하다 보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시간 제한은 없지만 스도쿠를 하는 10분, 길면 15분 동안 가로, 세로, 대각선, 네모 박스 안의 숫자들을 열심히 눈으로 좇다 보면 좀처럼 다른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올 겨를이 없죠.

 

어찌 보면 독서, 명상, 운동 등이 건강에 좋다고 하는 건 인간에게 생각을 덜 하게 만드는 순간을 선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Editor. 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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