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우리의 봄날이 마음에 드셨나요?”

“우리의 봄날이 마음에 드셨나요?”

 #봄에는젊작 이란 말이 있듯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봄! 하면 생각나는 작품 중 하나일 테죠. 그럼 그런 ‘젊은작가상 수상자’들이 말하는, 봄! 하면 떠오르는 단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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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의
김멜라, 공현진, 김기태, 김남숙, 김지연, 성해나, 전지영 작가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1. 김멜라

* 추천 단편 : 미야자와 겐지, 「튤립의 환술(幻術)」(『미야자와 겐지 걸작선』, 이선희 옮김, 바다출판사, 2022)

저는 봄이면 미야자와 겐지의 「봄과 아수라」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아아 빛나는 4월의 밑바닥을 / 이 갈고 성내며 이러저리 오가는 / 나는 하나의 아수라로다” (『봄과 아수라』, 정수윤 옮김, 읻다, 2018, 43~47쪽 수록)

농업학교 선생님이자 시인이며 수십 편의 산문을 썼던 미야자와 겐지는 글 속에서 자연의 풍경과 계절의 아름다움을 맑고 무구한 시선으로 그렸습니다. 그 중 「튤립의 환술(幻術)」은 한 양산 수선사가 어느 농원의 전지가위와 정원사의 면도칼을 숫돌로 갈아주는 이야기인데요. 양산 수선사는 오후의 빛과 바람, 종달새 소리와 어우러진 꽃들의 향연을 바라보며 봄날의 정취에 한껏 취합니다. 모호하면서도 신비로운 양산 수선사와 정원사의 대화를 읽고 있으면 어느덧 저는 사라지고 봄만 남은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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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현진

* 추천 단편 : 양지예, 「나에게」 (2021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 당선작)

이 소설을 읽은 후로 벚꽃이 피고 흩날리는 때에 이 소설의 한 장면이 떠오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왕벚꽃나무 두 그루에서 팡팡 쏟아지는 꽃잎들의 모습이, “꽃 멀미라도 날 듯 봄이 또 지나”는 풍경과 과정이, 마음에 참 선명하게 각인되는 소설입니다. 봄을 지나며, 꽃길을 지나며, 이 소설을 함께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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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기태

* 추천 단편 : 캐서린 앤 포터, 「휴가」(『캐서린 앤 포터—오랜 죽음의 운명 외 19편』, 김지현 옮김, 현대문학, 2017)

20세기 초반, 화자는 텍사스의 외딴 농경 지대로 휴가를 떠난다. 방을 빌려 준 독일인 이민자 대가족의 견고한 질서 속에서, 화자는 하녀 오틸리의 비밀과 마주치는데……. 결말부에 이르러 화자와 오틸리는 봄날의 햇볕 아래 잠시 ‘공범’이 된다. 귀환이 예정된 일탈이지만 강렬하다. 봄은 기꺼이 속아줘야 하는 계절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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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남숙

* 추천 단편 : 최은미, 「美山」(『눈으로 만든 사람』, 문학동네, 2021)

봄이 오면 겨울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을 많이 꼽아서 읽곤 합니다. 특히나 좀처럼 봄이 안 올 것 같다고 생각하는 3월에는 더욱이요. 왜 그런가, 생각해 보면 계절을 떠나보내는 것이 매번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붙잡아두고 싶은 생각에 겨울을 책으로라도 다시금 떠올려보곤 해요. 아주 사소한 일에도 쉽게 아쉬워하는 것은 성격 탓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거절할 수 없을 정도로 봄이라는 계절이 피부에 가장 와닿는 시간이 되었네요. 봄밤 냄새, 좋고도 미묘하고 마음을 들뜨게 하는 그런 냄새가 밤마다 저에게 날아옵니다. 그 냄새를 가장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 소설이 최은미 작가의 「美山」 같아요. 문단의 공백마다 애틋한 나물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물들도 마찬가지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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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김지연

* 추천 단편 : 권여선, 「봄밤」(『안녕 주정뱅이』, 창비, 2016)

“산다는 게 참 끔찍하다. 그렇지 않니?”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에서 봄밤의 풍경을 발견하게 될 때마다 늘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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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성해나

* 추천 단편 : 켄 리우, 「종이 동물원」(『종이 동물원』, 장성주 옮김, 황금가지, 2018)

떨어져 흩날리는 봄꽃을 볼 때면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이 떠오른다. 소설의 배경이 봄을 맞이하고 죽은 이들의 넋을 기리는 청명절이기 때문도 있지만, 다 지난 뒤에야 ‘지나가버렸구나’ 중얼대는 비애의 마음이 이 소설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숨을 불어넣은 종이 동물들, 언어와 국적 차에서 빚어진 갈등, 어머니가 떠난 뒤에야 전해진 이야기. 누군가의 진심을 뒤늦게 알아버렸을 때, 이제는 만회할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서글퍼진다. 이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도 봄이었던 것 같다. 그때도 많이 울었는데, 계절이 다시 돌아온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내게 숨을 불어 넣어준 이와 내가 인지하지 못한 사랑을 떠올리며. 나 역시도 서글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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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전지영

* 추천 단편 : 미야모토 테루, 단편소설 「밤 벚꽃」(『환상의 빛』, 송태욱 옮김, 바다출판사, 2014)

저는 ‘쓸쓸한 아름다움’이라는 정서를 자주 떠올립니다. 제겐 단어나 문장으로 쉽게 표현되지 않는 감정입니다. 어렸을 때는 모순적인 감정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점이 잘 이해되지 않았어요. 그걸 깨닫는 게 어른이 되는 과정인 줄 몰랐습니다. 미야모토 테루의 <밤 벚꽃>은 크고 강렬한 사건은 없지만, ‘쓸쓸한 아름다움’이라는 정서를 담담히 전달하는 소설입니다. 특히 소설 속 아야코가 툇마루에 앉아서 밤 벚꽃을 보는 장면을 읽다 보면, 비로소 어른이 된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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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봄, 하면 어떤 단편이 떠오르시나요?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제가 떠올린 구절과 함께 이 글을 맺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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