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김중혁 작가의 『1F/B1』 강연회에 참석했을 때였어요. 짧은 비디오를 한 편 보여주셨는데, 몇 개월 동안 찍은 하루의 1초를 이어서 만든 영상이었어요. 그 영상에는 지인들의 모습부터 거리의 사람들과 도시의 풍경까지 평범한 일상 속 하루의 소중한 부분이 1초씩 담겨 있었습니다. 찰나의 순간처럼 스쳐지나가는 시간을 잡아낸 듯한 인상적인 영상이라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어요. 언젠가는 저도 꼭 한번 해보고 싶었으나 영상 편집이 쉬운 일도 아닌 터라 포기하고 있었죠. 그런데 최근에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업로드하면 하루의 1초를 만들어주는 스마트폰 앱을 발견했어요. 이 앱은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하는 번거로움 없이 간편하게 업로드만 하면 뚝딱! 하고 1초 영상을 만들어 매달 한 달의 영상을 담아 저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요, 덕분에 아주 쉬운 방법으로 1초 영상 기록을 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 사진 한 장 찍는 것을 잊어버려서 하루가 사라질 때도 있더라고요.
매일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밥을 먹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우리 삶의 필수적인 부분이지만, 운동, 등산, 독서, 글쓰기와 같이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소개하는 책들은 날마다 무언가를 관찰하거나 하루의 일을 기록하고 성찰하며 바쁜 일상의 틈에서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놓치지 않는 책들을 찾아봤어요. 의미 있는 하루, 한 달, 일 년, 평생을 살아가는 이들의 루틴을 한번 따라가볼까요.

『날마다 구름 한 점』 (개빈 프레터피니, 김영사, 2021)
*오늘의 루틴 1: 쾌청한 날 아침에는 하늘의 구름을 관찰하기
저는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하루종일 꽤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곤 하죠. 푸른 하늘, 흰 구름, 그리고 붉게 물드는 노을까지, 하늘은 매 순간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요즘처럼 비만 내리는 장마철에는 회색빛 하늘만 보여주지만요.) 가끔 비가 그친 다음날, 그 어느 때보다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잖아요. 그 하늘에 뭉게뭉게 떠 있는 구름들 사이로 비행기 한 대가 긴 줄을 그으며 지나가는 날이면 온종일 기분이 좋아집니다. 마치 하늘에서 특별한 선물을 받은 듯한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은 SNS에 올라오는 멋진 하늘 사진들이 증명해주기도 해요.
365일 멋진 구름 사진을 담은 『날마다 구름 한 점』은 부제처럼 ‘구름이 주는 특별한 즐거움’을 맛보게 합니다. 구름에 관한 과학적인 스토리는 차치하고, 이렇게 다양한 구름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놀라웠기에 사진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져요. 사진을 보다보면 캡션에 숫자로 적힌 ‘회원’의 사진들이 종종 발견됩니다.
잉글랜드 이스트서식스주에 사는 42,586번 회원이 찍은 적란운 소나기구름에서 비가 내리는 장면은 꽤 웅장하고, 미국 오리건주 북서부에 사는 42,126번 회원의 탑상고적운은 익숙한 듯 낯설어요. 또 44,218번 회원이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섬에서 찍은 안개 무지개는 신비롭고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이런 다양한 구름 사진들은 바로 전 세계 구름 애호가들이 모인 ‘구름감상협회’ 회원들이 찍어 올린 작품들이에요.
120개국 5만 3천 명 이상의, 구름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가진 회원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촬영한 아름다운 구름 사진들을 협회 웹사이트에 공유하며 서로의 감성을 나누고 있죠. 책에는 그들이 찍은 사진들과 화가들이 그린 그림, 그리고 우주에서 찍은 신비로운 사진을 합해 365개의 다양한 구름을 볼 수 있어요. 실제로 우리는 날마다 아름다운 구름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특히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더욱) 이 책에 나온 구름 사진을 보며 비가 그친 후의 하늘을 기대해보는 것도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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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책』 (페르난두 페소아, 문학동네, 2015)
*오늘의 루틴 2: 하루를 보내고 돌아와서 그날을 되돌아보기
우리는 매일 비슷한 삶을 살아갑니다. 어린 시절에는 하루 종일 뭘 하며 놀지 고민하고, 학교를 다닐 때는 공부와 진학 준비로 매일 바쁘죠. 직장인이 되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부모가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 퇴직을 하고 노인이 되면 다를까요? 조금은 무료해질 수도 있겠지만, 삶은 여전히 흘러갑니다.
리스본에 사는 한 평범한 회계 사무원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모습을 다룬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481개의 단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삶에 대한 깊은 성찰부터 순간적으로 스치는 생각과 감정의 묘사까지 다양한 고백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어느 부분을 펼쳐 읽어도 쉽게 공감하게 됩니다. 바로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책』인데요, 이 책은 페소아 사후에 묶여 출간된 작품입니다.
페소아는 가상 인물에게 자신의 페르소나를 부여해 글을 쓰기로 유명했어요. 이 책에서는 베르나루두 소아르스라는 페소아의 또다른 이명(異名)을 통해 일상을 살아갑니다. 목차와 무관하게 작가로서의 존재 의식에 대한 성찰과 주인공이 평범한 회계 사무원이란 것만 알고 있으면 어느 곳을 펼쳐 읽든 상관이 없습니다. 모든 글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과 고민들을 느낄 테니까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더욱 그럴 거예요. 직장인 n년차인 저로서는 소아르스의 불안한 감정에 많은 부분 공감이 되더라고요. 꿈이 사라진 현실, 직장인으로서의 삶, 내가 추구하는 미래에 대한 고민, 그리고 나조차도 나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오는 불안까지, 이 책은 깊이 사유하게 만듭니다. 이 책에는 결론이 없습니다. 다만 수많은 불안 속에서 고뇌하는 소아르의 글을 읽다보면 위로와 (어쩌면) 치유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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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낸 순간: 소설』 (김연수, 마음산책, 2010)
*오늘의 루틴 3: 매일 책을 읽고 공감의 밑줄 그어보기
직장을 그만두고 쉬던 시절이 있었어요. 겉으로는 평온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많은 고민이 있던 시기였죠. 그때 저를 다독여준 것은 책이었습니다. 시간이 남아도니 딱히 할 일이 없었으므로 좋아하는 책이나 실컷 읽자는 마음에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당시에는 책을 읽고 리뷰까지 써야 비로소 완독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글쓰기가 본업도 아니었고, 꾸준히 독서를 해온 것도 아닌 완전 초보 독서가였지만, 돌아보면 (어쩌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것은 그때 읽은 책들과 그 시간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김연수 작가의 『우리가 보낸 순간』은 매일 책을 읽고 그 속에서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뽑아 작가의 생각을 정리한 책입니다. 페소아가 소아르스라는 인물에게 자신을 투영해 외로움과 불안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하며 작가로서의 존재에 대해 고민했다면, 김연수 작가는 자신이 읽은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사랑과 글쓰기에 관해 고민하고 지난 시절의 한순간을 되돌아보며 작가로서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그 속에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작가의 삶이 보이기도 하죠.
매일 책을 읽는 일은 단순히 책을 펼치기만 하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읽을 책을 고르는 일부터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독서는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어쩌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는 일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김연수 작가가 읽은 책을 통해 궁금한 책을 찾아 읽어보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우리도 매일 책을 읽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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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유선경, 위즈덤하우스, 2024)
*오늘의 루틴 4: 밑줄 그은 문장을 노트에 적고 감상 적어보기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작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중 하나가 필사입니다. 저는 필사를 자주 하지는 않지만,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이 나오면 밑줄을 긋고 그 문장을 블로그나 메모장에 옮겨 적곤 합니다. 책을 읽고 공감한 문장을 적다보면 책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더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필사는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는 친구에게 사달라고 해서 받은 책 선물이에요. 사실 필사라는 것은 좋아하는 책 한 권을 펼치고 그대로 써내려가면 되는 일인데, 굳이 이 책을 콕 집어 친구에게 사달라고 부탁한 이유는 제목에 ‘어휘력’이라는 단어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요즘 들어 어휘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거든요. 직접 구매하기엔 조금 창피해서 친구에게 사달라고 했던 것인데, 친구는 “이게 책이냐”라며 건네주더라고요……. 그러게 말이에요. 누가 이런 책을 읽을까 싶었는데, 베스트셀러라니! 저처럼 어휘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가봐요.
김연수 작가가 책을 읽고 문장을 옮겨 적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을 위에서 소개했는데요, 이제는 우리가 해볼 차례입니다. 비록 직접 읽고 고른 문장은 아니지만, 이 책은 우리의 수고를 덜어주고 어휘력까지 향상시켜줄 수 있는 좋은 도구입니다. 목차를 보면 단순히 필사할 문장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책 속의 문장들을 선별하여 필사하도록 했기 때문이에요. 저자는 의성어와 의태어의 사용법을 소개하거나 흔히 쓰지 않는 다양한 어휘를 알려주기도 하고, 일상에서 접하는 사물과 대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문장들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천천히 문장을 음미하며 읽다보면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오가게 되는데요, 그때 내 생각을 적어보는 겁니다. 마치 작가가 된 것처럼 말이에요. 매일 할 필요는 없지만, 하다보면 매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머릿속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가득차 있지만, 글을 잘 쓰지 못한다는 이유로 밖으로 꺼내지 못할 뿐이니까요.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글을 쓰게 하고 어휘력을 길러주는 도우미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매일 한 번씩 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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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수오서재, 2017)
*오늘의 루틴 5: 가끔은 나를 되돌아보며 추억하기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며 살다보면 무료함을 느낄 때도 있잖아요. 저는 요즘 과거를 자주 돌아봅니다. 돌아보면 잘 살았다는 생각보다는 아쉬워하거나 후회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때도 좋았고 지금도 잘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 나은 길로 갈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때 해내지 못한 일을 떠올리며 아쉬워하죠. 그건 아마도 제가 무언가에 집중하지 못하고 나이 탓을 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권태로운 일상의 연속이다보니 괜히 삶의 의미를 찾게 되고 스스로 우울감에 빠져들죠. 그럴 때 모지스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모지스 할머니는 78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80세에 개인전을 처음 열었으며, 100세가 되고서야 세계적인 화가가 되셨어요. 이 책에서 모지스 할머니는 지난 시절의 삶에 대해 들려줍니다. 특별한 것 없이 소박하고 매일 충실하게 살며 그 삶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일상들. 할머니가 그림에 보여주는 사계절의 풍경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책에 실린 그림 한 장 한 장에는 할머니의 삶이 추억을 기록하듯 그려져 있어요. 날마다 그림을 그려온 것은 아니지만, 할머니는 그림을 그리면서부터 어린 시절의 좋았던 일과 나빴던 일을 모두 떠올려보게 되었고, 지난 시절을 돌아보니 그 긴 시간이 하루 일과를 돌아본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하셨어요.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마쳤고 내가 이룬 것에 만족합니다.
나는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알지 못합니다.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의 삶을 만들었어요.
결국 삶이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언제나 그래왔고, 또 언제까지나 그럴 겁니다.”
‘최고의 삶’을 만들기엔 이제 늦었다고 생각한다면, 모지스 할머니를 꼭 기억하세요.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게으름을 극복하고 무료한 일상을 지혜롭게 보낼 수 있는 새로운 루틴을 지금 만들어보세요. 이렇게 적고 보니 마치 이 글이 저에게도 말을 건네는 것 같네요. “시작해봐! 인생에서 늦은 때란 없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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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김중혁 작가의 『1F/B1』 강연회에 참석했을 때였어요. 짧은 비디오를 한 편 보여주셨는데, 몇 개월 동안 찍은 하루의 1초를 이어서 만든 영상이었어요. 그 영상에는 지인들의 모습부터 거리의 사람들과 도시의 풍경까지 평범한 일상 속 하루의 소중한 부분이 1초씩 담겨 있었습니다. 찰나의 순간처럼 스쳐지나가는 시간을 잡아낸 듯한 인상적인 영상이라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어요. 언젠가는 저도 꼭 한번 해보고 싶었으나 영상 편집이 쉬운 일도 아닌 터라 포기하고 있었죠. 그런데 최근에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업로드하면 하루의 1초를 만들어주는 스마트폰 앱을 발견했어요. 이 앱은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하는 번거로움 없이 간편하게 업로드만 하면 뚝딱! 하고 1초 영상을 만들어 매달 한 달의 영상을 담아 저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요, 덕분에 아주 쉬운 방법으로 1초 영상 기록을 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 사진 한 장 찍는 것을 잊어버려서 하루가 사라질 때도 있더라고요.
매일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밥을 먹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우리 삶의 필수적인 부분이지만, 운동, 등산, 독서, 글쓰기와 같이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소개하는 책들은 날마다 무언가를 관찰하거나 하루의 일을 기록하고 성찰하며 바쁜 일상의 틈에서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놓치지 않는 책들을 찾아봤어요. 의미 있는 하루, 한 달, 일 년, 평생을 살아가는 이들의 루틴을 한번 따라가볼까요.
『날마다 구름 한 점』 (개빈 프레터피니, 김영사, 2021)
*오늘의 루틴 1: 쾌청한 날 아침에는 하늘의 구름을 관찰하기
저는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하루종일 꽤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곤 하죠. 푸른 하늘, 흰 구름, 그리고 붉게 물드는 노을까지, 하늘은 매 순간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요즘처럼 비만 내리는 장마철에는 회색빛 하늘만 보여주지만요.) 가끔 비가 그친 다음날, 그 어느 때보다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잖아요. 그 하늘에 뭉게뭉게 떠 있는 구름들 사이로 비행기 한 대가 긴 줄을 그으며 지나가는 날이면 온종일 기분이 좋아집니다. 마치 하늘에서 특별한 선물을 받은 듯한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은 SNS에 올라오는 멋진 하늘 사진들이 증명해주기도 해요.
365일 멋진 구름 사진을 담은 『날마다 구름 한 점』은 부제처럼 ‘구름이 주는 특별한 즐거움’을 맛보게 합니다. 구름에 관한 과학적인 스토리는 차치하고, 이렇게 다양한 구름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놀라웠기에 사진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져요. 사진을 보다보면 캡션에 숫자로 적힌 ‘회원’의 사진들이 종종 발견됩니다.
잉글랜드 이스트서식스주에 사는 42,586번 회원이 찍은 적란운 소나기구름에서 비가 내리는 장면은 꽤 웅장하고, 미국 오리건주 북서부에 사는 42,126번 회원의 탑상고적운은 익숙한 듯 낯설어요. 또 44,218번 회원이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섬에서 찍은 안개 무지개는 신비롭고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이런 다양한 구름 사진들은 바로 전 세계 구름 애호가들이 모인 ‘구름감상협회’ 회원들이 찍어 올린 작품들이에요.
120개국 5만 3천 명 이상의, 구름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가진 회원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촬영한 아름다운 구름 사진들을 협회 웹사이트에 공유하며 서로의 감성을 나누고 있죠. 책에는 그들이 찍은 사진들과 화가들이 그린 그림, 그리고 우주에서 찍은 신비로운 사진을 합해 365개의 다양한 구름을 볼 수 있어요. 실제로 우리는 날마다 아름다운 구름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특히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더욱) 이 책에 나온 구름 사진을 보며 비가 그친 후의 하늘을 기대해보는 것도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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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책』 (페르난두 페소아, 문학동네, 2015)
*오늘의 루틴 2: 하루를 보내고 돌아와서 그날을 되돌아보기
우리는 매일 비슷한 삶을 살아갑니다. 어린 시절에는 하루 종일 뭘 하며 놀지 고민하고, 학교를 다닐 때는 공부와 진학 준비로 매일 바쁘죠. 직장인이 되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부모가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 퇴직을 하고 노인이 되면 다를까요? 조금은 무료해질 수도 있겠지만, 삶은 여전히 흘러갑니다.
리스본에 사는 한 평범한 회계 사무원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모습을 다룬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481개의 단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삶에 대한 깊은 성찰부터 순간적으로 스치는 생각과 감정의 묘사까지 다양한 고백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어느 부분을 펼쳐 읽어도 쉽게 공감하게 됩니다. 바로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책』인데요, 이 책은 페소아 사후에 묶여 출간된 작품입니다.
페소아는 가상 인물에게 자신의 페르소나를 부여해 글을 쓰기로 유명했어요. 이 책에서는 베르나루두 소아르스라는 페소아의 또다른 이명(異名)을 통해 일상을 살아갑니다. 목차와 무관하게 작가로서의 존재 의식에 대한 성찰과 주인공이 평범한 회계 사무원이란 것만 알고 있으면 어느 곳을 펼쳐 읽든 상관이 없습니다. 모든 글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과 고민들을 느낄 테니까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더욱 그럴 거예요. 직장인 n년차인 저로서는 소아르스의 불안한 감정에 많은 부분 공감이 되더라고요. 꿈이 사라진 현실, 직장인으로서의 삶, 내가 추구하는 미래에 대한 고민, 그리고 나조차도 나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오는 불안까지, 이 책은 깊이 사유하게 만듭니다. 이 책에는 결론이 없습니다. 다만 수많은 불안 속에서 고뇌하는 소아르의 글을 읽다보면 위로와 (어쩌면) 치유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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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낸 순간: 소설』 (김연수, 마음산책, 2010)
*오늘의 루틴 3: 매일 책을 읽고 공감의 밑줄 그어보기
직장을 그만두고 쉬던 시절이 있었어요. 겉으로는 평온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많은 고민이 있던 시기였죠. 그때 저를 다독여준 것은 책이었습니다. 시간이 남아도니 딱히 할 일이 없었으므로 좋아하는 책이나 실컷 읽자는 마음에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당시에는 책을 읽고 리뷰까지 써야 비로소 완독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글쓰기가 본업도 아니었고, 꾸준히 독서를 해온 것도 아닌 완전 초보 독서가였지만, 돌아보면 (어쩌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것은 그때 읽은 책들과 그 시간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김연수 작가의 『우리가 보낸 순간』은 매일 책을 읽고 그 속에서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뽑아 작가의 생각을 정리한 책입니다. 페소아가 소아르스라는 인물에게 자신을 투영해 외로움과 불안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하며 작가로서의 존재에 대해 고민했다면, 김연수 작가는 자신이 읽은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사랑과 글쓰기에 관해 고민하고 지난 시절의 한순간을 되돌아보며 작가로서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그 속에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작가의 삶이 보이기도 하죠.
매일 책을 읽는 일은 단순히 책을 펼치기만 하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읽을 책을 고르는 일부터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독서는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어쩌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는 일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김연수 작가가 읽은 책을 통해 궁금한 책을 찾아 읽어보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우리도 매일 책을 읽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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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유선경, 위즈덤하우스, 2024)
*오늘의 루틴 4: 밑줄 그은 문장을 노트에 적고 감상 적어보기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작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중 하나가 필사입니다. 저는 필사를 자주 하지는 않지만,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이 나오면 밑줄을 긋고 그 문장을 블로그나 메모장에 옮겨 적곤 합니다. 책을 읽고 공감한 문장을 적다보면 책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더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필사는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는 친구에게 사달라고 해서 받은 책 선물이에요. 사실 필사라는 것은 좋아하는 책 한 권을 펼치고 그대로 써내려가면 되는 일인데, 굳이 이 책을 콕 집어 친구에게 사달라고 부탁한 이유는 제목에 ‘어휘력’이라는 단어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요즘 들어 어휘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거든요. 직접 구매하기엔 조금 창피해서 친구에게 사달라고 했던 것인데, 친구는 “이게 책이냐”라며 건네주더라고요……. 그러게 말이에요. 누가 이런 책을 읽을까 싶었는데, 베스트셀러라니! 저처럼 어휘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가봐요.
김연수 작가가 책을 읽고 문장을 옮겨 적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을 위에서 소개했는데요, 이제는 우리가 해볼 차례입니다. 비록 직접 읽고 고른 문장은 아니지만, 이 책은 우리의 수고를 덜어주고 어휘력까지 향상시켜줄 수 있는 좋은 도구입니다. 목차를 보면 단순히 필사할 문장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책 속의 문장들을 선별하여 필사하도록 했기 때문이에요. 저자는 의성어와 의태어의 사용법을 소개하거나 흔히 쓰지 않는 다양한 어휘를 알려주기도 하고, 일상에서 접하는 사물과 대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문장들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천천히 문장을 음미하며 읽다보면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오가게 되는데요, 그때 내 생각을 적어보는 겁니다. 마치 작가가 된 것처럼 말이에요. 매일 할 필요는 없지만, 하다보면 매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머릿속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가득차 있지만, 글을 잘 쓰지 못한다는 이유로 밖으로 꺼내지 못할 뿐이니까요.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글을 쓰게 하고 어휘력을 길러주는 도우미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매일 한 번씩 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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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수오서재, 2017)
*오늘의 루틴 5: 가끔은 나를 되돌아보며 추억하기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며 살다보면 무료함을 느낄 때도 있잖아요. 저는 요즘 과거를 자주 돌아봅니다. 돌아보면 잘 살았다는 생각보다는 아쉬워하거나 후회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때도 좋았고 지금도 잘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 나은 길로 갈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때 해내지 못한 일을 떠올리며 아쉬워하죠. 그건 아마도 제가 무언가에 집중하지 못하고 나이 탓을 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권태로운 일상의 연속이다보니 괜히 삶의 의미를 찾게 되고 스스로 우울감에 빠져들죠. 그럴 때 모지스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모지스 할머니는 78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80세에 개인전을 처음 열었으며, 100세가 되고서야 세계적인 화가가 되셨어요. 이 책에서 모지스 할머니는 지난 시절의 삶에 대해 들려줍니다. 특별한 것 없이 소박하고 매일 충실하게 살며 그 삶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일상들. 할머니가 그림에 보여주는 사계절의 풍경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책에 실린 그림 한 장 한 장에는 할머니의 삶이 추억을 기록하듯 그려져 있어요. 날마다 그림을 그려온 것은 아니지만, 할머니는 그림을 그리면서부터 어린 시절의 좋았던 일과 나빴던 일을 모두 떠올려보게 되었고, 지난 시절을 돌아보니 그 긴 시간이 하루 일과를 돌아본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하셨어요.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마쳤고 내가 이룬 것에 만족합니다.
나는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알지 못합니다.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의 삶을 만들었어요.
결국 삶이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언제나 그래왔고, 또 언제까지나 그럴 겁니다.”
‘최고의 삶’을 만들기엔 이제 늦었다고 생각한다면, 모지스 할머니를 꼭 기억하세요.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게으름을 극복하고 무료한 일상을 지혜롭게 보낼 수 있는 새로운 루틴을 지금 만들어보세요. 이렇게 적고 보니 마치 이 글이 저에게도 말을 건네는 것 같네요. “시작해봐! 인생에서 늦은 때란 없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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