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Editor's Memory : 잊을 수 없는 순간들!

'올해 문학동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라고 문학동네 임직원들에게 물었습니다. 비교적 조용한 동네인 파주출판단지에서의 일 년은, 고요하고 또 적적하지 않았을까 생각한 것도 잠시... 한 명 한 명 모두 버라이어티한 시간을 보냈더라고요.

'올해 원하는 것은 다 이루었다'는 신입사원의 패기부터, 육아휴직 후 복직해 오랜만에 자기 자리에 앉은 디자이너 과장의 마음, 역대급 선인세로 수출 대박을 이루며 눈물 흘린 편집자, 뜬금없는 '악어 출몰'(?)로 119가 출동한 사연까지.... 

올해 문학동네 임직원들의 잊을 수 없는 모멘트를 소개합니다!

Editor. 지지


한 여름의 악어 대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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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첫날, 문학동네는 악어 이야기로 술렁였습니다. 출근길에 붙은 ‘악어 출물 주의’ 전단지 때문이었어요. 회사 근처 화단에서 일광욕을 하는 악어 사진까지 있어 놀랐습니다.

-무서워요. 야근하고 나오다 마주치기라도 하면...
-누가 장난친 거겠죠, 딱 봐도 뽀샵이예요.
-키우던 게 탈출했을 수도 있겠어요.
-타이포를 보니 출판인이 만든 것 같아요. 교묘한 책 광고가 아닐까요?

무성한 추측이 오갔습니다. 어지간하면 장난이라 생각하고 넘겼을 테지만 출판단지는 수리부엉이를 비롯해 수많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곳이지요. 악어도 아주 불가능하진 않을 듯해 더욱 교묘한 현실 속 비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입주기업협의회에서 일하는 지인에 따르면 이날 출판단지 일대에서 십여 장의 전단지를 수거했고, 119에도 신고가 접수되어 구급대원들이 확인차 출동했다고 해요. 역시 악어는 보이지 않았답니다. 전단지의 주인도 찾지 못했고요. 이렇게 악어 소동은 누군가의 장난이 빚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느슨했던 문학동네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사라진 몸길이 3.3m의 나일악어, 진짜라면 꼭 한번 보고 싶네요.

Editor. 미더덕


돌아온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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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딸을 출산하고, 아이와 더없이 행복한 1년을 보내고, 올해 6월에 복귀한 디자이너입니다. 입사하고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대학 졸업 후 회사에 취직한 뒤론 제게 일에서 ‘쉼’이란 휴가의 개념이 아주 컸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러하겠죠. 하루 연차를 쓰거나 길게는 4~5일 정도 쉬고 나면 조금이나마 메꾸어진 체력과 정신으로 다녔던 것 같아요. 

아이와 보낼 시간을 위해 앞으로 1년간 마우스를 잡지 않고 컴퓨터 앞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컸던 것 같아요. 그것이 곧 만날 아이를 향한 설렘이었는지 일하는 공간을 떠난다는 설렘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잠시, 아니 꽤 긴 시간 일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휴직 전 선배님들의 걱정어린 조언들을 하나하나 담아가며, 결론을 내리고 휴직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 돌아온 이곳, 복직 후 컴퓨터 앞에 앉은 첫날.

긴장보다는 두근거림이 앞섰어요. 오랜만에 마주앉은 동료와 나누는 이야기, 전달받은 출간 발주서의 바스락거리는 감촉, 저장되어 있던 파일 속 1년 전 기록들… 모든 것들이 낯설고 새롭기보다는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저를 돌아보게 만든 것은 ‘나, 책 만드는 일 참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떤 분야의 책이든 저에겐 애정이 있습니다. 그건 아마도 처음과 끝을 편집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 때문인 것 같아요. 저 혼자였다면 책을 만드는 재미와 보람을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편집자와 만나 다음 책을 이야기하고 저자와의 에피소드가 생기고 우리가 만들어갈 책이 어떤 꼴로 완성될지 서로의 생각을 보여주는 동안, 잠시 멈춰두었던 머릿속 구슬이 반짝 빛나며 데구르르 돌아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떤 분이든 회사를 다니는 시간 동안 끝없는 일의 반복에 지치거나 때로는 회사에서 나의 역할과 필요를 고민하는 시기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지나온 것처럼 휴직을 앞두거나, 복직을 앞두고 있는 분들도 있겠죠. 그 시기를 건너고 건너, 지금 이렇게 회사로 돌아와보니, 그 고민과 시간은 소중했습니다. 

걱정 마세요, 여러분.

다시 돌아온 이곳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Editor. 최정윤 디자이너


신입사원 이야기

여러분들에게 2024년은 어떤 해였나요? 저에게는 도전과 시작의 한 해였습니다. 책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최근에 문학동네의 신입사원이 되어 설레고 즐거운 여러 경험들을 하고 있어요. 그중,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했던 이야기를 구독자분들께 간단히 소개해보려 해요!

#문학동네시인선 팝업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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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포인트 오브 뷰에서 진행했던 시인선 팝업이에요. 출근 4일 차에(!) 팝업 스태프를 하게 되었답니다. 정말X100 긴장을 많이 하였는데··· 다행히도 시를 좋아하는 분들은 참 따스하셨어요. 지인들이 팝업 구경 겸 응원을 와주기도 했는데, '내 지인의 비즈니스'를 다들 재밌게 보았답니다··· 시는 본디 노랫말이었다고 하죠? 다들 시를 너무 어렵게 느끼지 않고, 좋아하는 노래처럼 시로부터 마음의 울림을 느끼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2024 부산국제아동도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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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으로 가본 출장! 최근에 어린이도서의 매력을 알게 되어서, 즐거운 경험이었던 행사였어요. 매대에서 책 읽기에 집중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귀여웠어요 :) 여담으로, <해든 분식> 포토존에 설치되어 있던 등신대를 보신 분이 있나요? 서울에서부터 기차 타고 산 넘고 물 건너 옮긴··· 아주 소중한 등신대랍니다. 많은 분이 좋아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분명히 힘들고 어려운 순간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때, 책 한 구절에서 얻는 위로가 굉장히 큰 힘이 될 때가 있죠? 저는 이제 독자이자 마케터로서, 독자 분들이 그러한 좋은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바삐 움직여보려 합니다. 2024년 모두 고생하셨고, 여러분의 2025년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랄게요!

Editor. 나루


내년에도 용암처럼 축복이 터지기를

계절공방 담당 팀으로부터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불쑥 여러 감정이 교차했어요. 그뒤 다른 건 잘 털어내서 흩뜨려버리고, 가장 환희에 찼던 순간을 되새겨 질문에 답했습니다. 저는 올해 문학동네 사무실 안에서 하이파이브를 한 번, 포옹을 한 번 했고, 기쁨의 눈물을 목격하기도 했는데요. 그렇게 격한 기쁨을 회사에서 나눈 건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심지어 그 세 번의 기쁨 모두를 동일인물과 나누었다면 믿으실까요!

제 환희의 순간에 함께해주신 분은 우리 책을 해외로 수출하는 일을 담당하는 저작권부 차장님이에요. 옆에 서 있으면 튼튼해지는 기분이 들 만큼 밝은 에너지를 가진 그분이 불쑥 제 자리로 다가왔습니다. 처음엔 기척을 못 느끼고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는데, 모니터 밖에서 광채를 두른 실루엣이 접근하는 게 느껴졌어요. 고개를 빼고 눈을 맞추자 그분이 대뜸, “하이파이브 한 번 하고 시작할까요?”라고 하시지 뭐예요. 하이파이브라면 좋은 소식이 있나본데 무슨 일일까, 이 두근거리는 기분을 좀더 즐기고 싶기도 해서, 괜히 손바닥을 옷에 문질러 닦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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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좋은 소식은 이희주 작가의 장편소설 『성소년』의 연이은 ‘수출 대박’에 관한 것이었어요.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 그후로 유럽에서도 『성소년』이 거액의 계약금을 조건으로 러브콜을 받았거든요. 기쁨이 하이파이브로 다 해소되지 않아서 차장님과 제가 벌떡 일어나 조심조심 서로 안아주던 순간, 그때는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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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며칠이 지나지 않아 다시 제 자리로 찾아온 그분은 기쁘다못해 눈이 빨개져 있었습니다. 글쎄 김금희 작가의 산문집 『식물적 낙관』이 미국의 유명 출판사로부터, 또한 거액의 인세를 제안받았다고, 급히 작가에게 알려야 한다고 하더군요. 김금희 작가를 미국으로 진출하도록 도우려고 기민하게 움직이는 그 순간에도 벅차오르는 희열이 그 빨간 눈에 담긴 걸 보고 조금씩 식어가던 제 마음속 용암이 다시금 분출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아무래도 저의 2026년은 좀더 뜨거워질 모양입니다.

Editor. 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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