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공방 발행시 그때의 주제에 맞는 짤막한 플레이리스트를 넣으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을 때 속으로는 기뻤습니다. 사실 저는 언제나 이런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고백하자면, 음악을 좋아합니다. 장르는 모던록으로 치우쳐 있어도 어쨌든 보통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 독립하자마자 관악구의 원룸에 7개월 할부로 n백만 원을 들인 오디오 시스템을 설치하면서, 장 하나를 꽉 채운 후에는 그 수를 세길 포기한 CD와 LP vinyl들을 보면서, 국내에서 서비스하지 않는 고음질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굳이 우회하여 구독하면서 느꼈습니다.
다만 일반인의 취미가 대개 그렇듯 써먹을 곳도, 나눌 곳도 마땅치가 않았다는 점이 작은 아쉬움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나타난 ‘플레이리스트 담당’이라는 역할은 과장 조금 보태 저만을 위한 댄스플로어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예상 외의 상황들이 있기는 했지만 돌아보면 실제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첫 플레이리스트인 ‘🌸봄밤, 산책을 위한 리듬’을 만들던 때가 생각납니다. 레터의 ‘시작’에 어울리고, 하나의 테마 아래 수렴하면서, 또 너무 흔한 조합은 아니길 바랐습니다. 주제를 잡은 후에는 3000곡 정도가 저장된 저의 아카이브를 뒤져가며 의도적으로 시티팝, 프로그레시브록, 브릿팝, 국내의 인디록, 영화의 OST까지 뒤섞었습니다. 그렇게 꼽은 트랙들 사이 공통점은 단 하나, 봄밤의 산책 리듬에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것이었고요.
플레이리스트 제작은 딱 제가 생각한 만큼 즐거웠습니다. 테마를 정하고, 이미지를 제작한 후 사무실에서도 당당하게 헤드폰을 끼고 음악 사이를 유영하다 고르고 고른 곡들에 순서를 부여하는 작업을 저는 곧바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공을 들인 플레이리스트는 다섯번째, ‘🍃24절기를 위한 24곡’인데요, 라이프 에티켓 브랜드 ‘희녹’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24절기에 맞춰 구성했습니다. 외부와의 컬래버레이션이기도 하고 기존보다 리스트가 길기도 해서 긴장하며 만든 기억이 납니다. 평소에 의식해본 적도 없는 절기의 특징과 흐름을 조사했고, 모든 곡이 유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이전 트랙과 다음 트랙 사이의 이음새는 매끄럽도록 심혈을 기울여 곡을 선정했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사용하지 못하는 곡이 나오면 아쉬워하며 다른 곡을 찾아 분주히 스크롤을 내렸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만든 플레이리스트가 벌써 열두 개라니! 영상이 차곡차곡 쌓인 재생 목록을 보면 언제나 뿌듯했고, 때때로 달리는 칭찬 댓글은 저의 작고 단단한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사실 각 영상마다 조회 수 1000 언저리를 기록하는 소소한 플레이리스트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계절공방을 생각하며 직접 고른 음악들이기에 제게는 소중하고 뜻깊은, 즐겁고 신나는 작업이었습니다.
계절공방의 에디터로 활동하는 한은 이 작업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구독자 여러분이 함께해주시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Editor. 일립

계절공방 발행시 그때의 주제에 맞는 짤막한 플레이리스트를 넣으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을 때 속으로는 기뻤습니다. 사실 저는 언제나 이런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고백하자면, 음악을 좋아합니다. 장르는 모던록으로 치우쳐 있어도 어쨌든 보통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 독립하자마자 관악구의 원룸에 7개월 할부로 n백만 원을 들인 오디오 시스템을 설치하면서, 장 하나를 꽉 채운 후에는 그 수를 세길 포기한 CD와 LP vinyl들을 보면서, 국내에서 서비스하지 않는 고음질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굳이 우회하여 구독하면서 느꼈습니다.
다만 일반인의 취미가 대개 그렇듯 써먹을 곳도, 나눌 곳도 마땅치가 않았다는 점이 작은 아쉬움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나타난 ‘플레이리스트 담당’이라는 역할은 과장 조금 보태 저만을 위한 댄스플로어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예상 외의 상황들이 있기는 했지만 돌아보면 실제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첫 플레이리스트인 ‘🌸봄밤, 산책을 위한 리듬’을 만들던 때가 생각납니다. 레터의 ‘시작’에 어울리고, 하나의 테마 아래 수렴하면서, 또 너무 흔한 조합은 아니길 바랐습니다. 주제를 잡은 후에는 3000곡 정도가 저장된 저의 아카이브를 뒤져가며 의도적으로 시티팝, 프로그레시브록, 브릿팝, 국내의 인디록, 영화의 OST까지 뒤섞었습니다. 그렇게 꼽은 트랙들 사이 공통점은 단 하나, 봄밤의 산책 리듬에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것이었고요.
플레이리스트 제작은 딱 제가 생각한 만큼 즐거웠습니다. 테마를 정하고, 이미지를 제작한 후 사무실에서도 당당하게 헤드폰을 끼고 음악 사이를 유영하다 고르고 고른 곡들에 순서를 부여하는 작업을 저는 곧바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공을 들인 플레이리스트는 다섯번째, ‘🍃24절기를 위한 24곡’인데요, 라이프 에티켓 브랜드 ‘희녹’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24절기에 맞춰 구성했습니다. 외부와의 컬래버레이션이기도 하고 기존보다 리스트가 길기도 해서 긴장하며 만든 기억이 납니다. 평소에 의식해본 적도 없는 절기의 특징과 흐름을 조사했고, 모든 곡이 유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이전 트랙과 다음 트랙 사이의 이음새는 매끄럽도록 심혈을 기울여 곡을 선정했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사용하지 못하는 곡이 나오면 아쉬워하며 다른 곡을 찾아 분주히 스크롤을 내렸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만든 플레이리스트가 벌써 열두 개라니! 영상이 차곡차곡 쌓인 재생 목록을 보면 언제나 뿌듯했고, 때때로 달리는 칭찬 댓글은 저의 작고 단단한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사실 각 영상마다 조회 수 1000 언저리를 기록하는 소소한 플레이리스트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계절공방을 생각하며 직접 고른 음악들이기에 제게는 소중하고 뜻깊은, 즐겁고 신나는 작업이었습니다.
계절공방의 에디터로 활동하는 한은 이 작업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구독자 여러분이 함께해주시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Editor. 일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