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요리를 배우고, 맛에 눈떴어요

푹푹 찌는 더위에 입맛도 없고, 자극적인 맛만 찾게 되는 요즘입니다. 머리까지 시원해지는 차가운 냉면, 순식간에 휴양지 분위기를 자아내는 시큼한 분짜, 게다가 이 계절의 과일은 또 얼마나 달고 맛있는지……(잠시 입맛을 다시는 중……) 앗, 우선 제 소개를 하고 싶어요.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집에서는 요리를 전혀 하지 않는, 한 달 가스 요금이 약 2,000원 정도 나오는 요리 젬병입니다만 ‘맛’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습니다! 이래 봬도 요리 관련 도서 마케팅도 잠시 했었고요. 오직 선생님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서울 모처 아주 유명한 요리 교실을 수강한 이력도 있으니까요. 돌아보면 책으로 요리를 처음 접하고, 진정한 ‘맛’에 눈을 뜬 경우라 할 수 있겠네요.
과거 외국에 잠시 머물 때 가장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는데도 ‘요리 전문 서점’이 있는 거였어요. 당시엔 이 분야에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도대체 왜 이런 서점이 존재하는지, 요리 서적으로만 한 공간을 채우는 게 가능은 한 건지 의아했었지요. 하지만 그 서점을 오가던 어느 날, 문득 요리 분야 책의 매력을 알게 됐답니다. 정교한 디자인으로 한 페이지를 꽉 채운 글과 사진을 보고 있으면 하나의 아트북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오늘은 오감이 즐거워지는 (또는 너무 배고파져 괴로워지는) 요리 책과 음식에 관한 매력적인 에세이를 여러분께 소개할게요. 요리를 못해도 상관없어요. 맛있는 걸 좋아하는 누구에게나 추천하는 책들입니다.
『샐러드 : 비밀 드레싱을 곁들인 83가지 요리법』

저는 요즘 샐러드에 푹 빠져 있어요. 뜨거운 음식을 먹기도 조리하기도 싫은 더운 날, 가볍게 먹는 샐러드의 매력을 알아버렸거든요. 처음엔 샐러드나 포케를 파는 가게에서 사먹다가 점점 가격이 부담되기 시작했습니다. 레시피가 비교적 간단하니 직접 만들어보기로 결심했지요. 그러다가 만난 책이 바로 『샐러드』입니다. 잎채소를 손질하는 기본기부터 초급, 중급, 고급 단계로 나눈 다양한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여러분은 아셨나요? 잎채소는 얼음물에 잠깐 담가두면 먹기좋게 싱싱해진다는 사실을! 특히 샐러드 맛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드레싱 만드는 법도 찾아보기 쉽게 구성되어 있어요. 제가 이번주에 시도한 레시피는 ‘알배추샐러드’였습니다. 금방 만들 수 있지만 플레이팅하면 아주 근사해지는 샐러드의 마법! 여러분도 바로 도전해보세요.
『하루하루, 홈카페 : 맛있는 아이스 음료 레시피 77』

달콤한 음료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 계절만은 예외입니다. 상큼한 과일이 들어간 주스나 에이드, 그리고 칵테일까지…… 어찌보면 여름은 하루종일 아이스 음료와의 만남으로 가득차 있는 것 같아요. 여유로운 주말 아침, 집에서도 근사한 카페 분위기를 내고 싶던 중에 바로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하루하루, 홈카페』는 총 77가지의 아이스 음료 레시피를 담고 있는데요, 커피, 차(녹차, 말차, 홍차), 과일을 베이스로 한 다양한 음료를 다룹니다. 특히 말차에 꽂혀 있는 저는 그 페이지부터 하나씩 시도해보고 있어요. 평소에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방법(예를 들어 말차를 진하게 얼려 큐브로 만들어 먹는 것)으로 음료를 만들어보니 일상도 환기되고, 나만의 소소한 챌린지를 수행하는 성취감도 있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제철 음식입니다』

제가 요리를 시작했을 때 가장 민망했던 점은 바로 ‘제철 식재료’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거였어요. 지금 어떤 식재료를 요리해야 가장 맛있는지 몰랐던 거죠. 이 나이에 이런 상식조차 없다는 게 조금 부끄러워져서 요 몇 년 동안은 온라인 쇼핑을 줄이고 마트에 직접 나가 둘러보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제철 식재료에 대한 이해가 늘더라고요. 박찬일 셰프에게 제철 식재료는 좀더 큰 의미가 있는 듯합니다. 요리하는 사람의 식재료를 향한 관심은 상상을 초월해요. 박찬일 셰프는 재료 이름의 기원을 찾아보는 것은 물론, 역사 자료를 탐구하고, 종국엔 좋은 식재료를 찾아 전국을 발로 뛰는 경지에 다다릅니다. 이 책은 식재료 하나하나에 깃든 추억과 셰프라는 직업 위에 탄탄하게 쌓아올린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하고 세밀한 정보를 전달하는 에세이입니다.
『테이스트 : 음식으로 본 나의 삶』

올해 브리티시 북어워즈에서 신기한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스탠리 투치. 〈킹스맨〉과 〈콘클라베〉에서 열연한 배우인 그가 저서 『What I Ate One Year』로 올해 브리티시 북어워즈 라이프스타일 논픽션 분야에서 수상했습니다. 배우의 책이 수상한 것도 신기했지만 에세이 제목이 그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요리용품을 사러 간 가게에서 그를 또 만났습니다.
『테이스트 : 음식으로 본 나의 삶』이 진열되어 있었던 거예요. 계속되는 만남에 저는 그가 궁금해졌습니다. 한국에 유일하게 번역된 그의 책을 읽어보니 그간 몰랐던 또다른 면모를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가 전통적인 이탈리아 가족, 그러니까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최고의 음식을 뚝딱 만들어내고 집안에 와인 창고가 따로 있을 만큼 식사에 진심인 가족들 사이에서 자라왔다는 사실이었죠. 이 책에는 화려한 음식 사진은 전혀 없지만, 음식이나 식사와 관련된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정말 재밌게 담겨 있습니다. 그러다 무심히 레시피를 툭 던져주지요. 레시피라곤 하지만 자세하지도 않아서 마치 고수들끼리만 알아볼 수 있는 비밀문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멋지기도 하고요. 구글에서도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레시피’라는 단어가 붙을 만큼 음식에 진심인 그를 여러분도 어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먹는 존재』

삼시 세끼. 우리는 그야말로 ‘먹는 존재’지요. 화가 잔뜩 나는 날 매운 음식을 먹으면 속이 풀리고, 다디단 파이 한 조각에 마음이 녹고마는 인간이라는 존재. 우리의 삶은 먹을 것과 아주 밀접합니다. 거친 연필심으로 그려진 만화 『먹는 존재』에는 그런 우리의 일상 풍경이 진하게 새겨져 있어요. 주인공 유양의 거침없는 말투, 기가 막힐 정도로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음식 만화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먹는 존재』는 그야말로 ‘기분마저 풀어주는 식도락 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Editor. 지지

책으로 요리를 배우고, 맛에 눈떴어요
푹푹 찌는 더위에 입맛도 없고, 자극적인 맛만 찾게 되는 요즘입니다. 머리까지 시원해지는 차가운 냉면, 순식간에 휴양지 분위기를 자아내는 시큼한 분짜, 게다가 이 계절의 과일은 또 얼마나 달고 맛있는지……(잠시 입맛을 다시는 중……) 앗, 우선 제 소개를 하고 싶어요.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집에서는 요리를 전혀 하지 않는, 한 달 가스 요금이 약 2,000원 정도 나오는 요리 젬병입니다만 ‘맛’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습니다! 이래 봬도 요리 관련 도서 마케팅도 잠시 했었고요. 오직 선생님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서울 모처 아주 유명한 요리 교실을 수강한 이력도 있으니까요. 돌아보면 책으로 요리를 처음 접하고, 진정한 ‘맛’에 눈을 뜬 경우라 할 수 있겠네요.
과거 외국에 잠시 머물 때 가장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는데도 ‘요리 전문 서점’이 있는 거였어요. 당시엔 이 분야에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도대체 왜 이런 서점이 존재하는지, 요리 서적으로만 한 공간을 채우는 게 가능은 한 건지 의아했었지요. 하지만 그 서점을 오가던 어느 날, 문득 요리 분야 책의 매력을 알게 됐답니다. 정교한 디자인으로 한 페이지를 꽉 채운 글과 사진을 보고 있으면 하나의 아트북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오늘은 오감이 즐거워지는 (또는 너무 배고파져 괴로워지는) 요리 책과 음식에 관한 매력적인 에세이를 여러분께 소개할게요. 요리를 못해도 상관없어요. 맛있는 걸 좋아하는 누구에게나 추천하는 책들입니다.
『샐러드 : 비밀 드레싱을 곁들인 83가지 요리법』
저는 요즘 샐러드에 푹 빠져 있어요. 뜨거운 음식을 먹기도 조리하기도 싫은 더운 날, 가볍게 먹는 샐러드의 매력을 알아버렸거든요. 처음엔 샐러드나 포케를 파는 가게에서 사먹다가 점점 가격이 부담되기 시작했습니다. 레시피가 비교적 간단하니 직접 만들어보기로 결심했지요. 그러다가 만난 책이 바로 『샐러드』입니다. 잎채소를 손질하는 기본기부터 초급, 중급, 고급 단계로 나눈 다양한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여러분은 아셨나요? 잎채소는 얼음물에 잠깐 담가두면 먹기좋게 싱싱해진다는 사실을! 특히 샐러드 맛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드레싱 만드는 법도 찾아보기 쉽게 구성되어 있어요. 제가 이번주에 시도한 레시피는 ‘알배추샐러드’였습니다. 금방 만들 수 있지만 플레이팅하면 아주 근사해지는 샐러드의 마법! 여러분도 바로 도전해보세요.
『하루하루, 홈카페 : 맛있는 아이스 음료 레시피 77』
달콤한 음료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 계절만은 예외입니다. 상큼한 과일이 들어간 주스나 에이드, 그리고 칵테일까지…… 어찌보면 여름은 하루종일 아이스 음료와의 만남으로 가득차 있는 것 같아요. 여유로운 주말 아침, 집에서도 근사한 카페 분위기를 내고 싶던 중에 바로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하루하루, 홈카페』는 총 77가지의 아이스 음료 레시피를 담고 있는데요, 커피, 차(녹차, 말차, 홍차), 과일을 베이스로 한 다양한 음료를 다룹니다. 특히 말차에 꽂혀 있는 저는 그 페이지부터 하나씩 시도해보고 있어요. 평소에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방법(예를 들어 말차를 진하게 얼려 큐브로 만들어 먹는 것)으로 음료를 만들어보니 일상도 환기되고, 나만의 소소한 챌린지를 수행하는 성취감도 있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제철 음식입니다』
제가 요리를 시작했을 때 가장 민망했던 점은 바로 ‘제철 식재료’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거였어요. 지금 어떤 식재료를 요리해야 가장 맛있는지 몰랐던 거죠. 이 나이에 이런 상식조차 없다는 게 조금 부끄러워져서 요 몇 년 동안은 온라인 쇼핑을 줄이고 마트에 직접 나가 둘러보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제철 식재료에 대한 이해가 늘더라고요. 박찬일 셰프에게 제철 식재료는 좀더 큰 의미가 있는 듯합니다. 요리하는 사람의 식재료를 향한 관심은 상상을 초월해요. 박찬일 셰프는 재료 이름의 기원을 찾아보는 것은 물론, 역사 자료를 탐구하고, 종국엔 좋은 식재료를 찾아 전국을 발로 뛰는 경지에 다다릅니다. 이 책은 식재료 하나하나에 깃든 추억과 셰프라는 직업 위에 탄탄하게 쌓아올린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하고 세밀한 정보를 전달하는 에세이입니다.
『테이스트 : 음식으로 본 나의 삶』
올해 브리티시 북어워즈에서 신기한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스탠리 투치. 〈킹스맨〉과 〈콘클라베〉에서 열연한 배우인 그가 저서 『What I Ate One Year』로 올해 브리티시 북어워즈 라이프스타일 논픽션 분야에서 수상했습니다. 배우의 책이 수상한 것도 신기했지만 에세이 제목이 그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요리용품을 사러 간 가게에서 그를 또 만났습니다.
『테이스트 : 음식으로 본 나의 삶』이 진열되어 있었던 거예요. 계속되는 만남에 저는 그가 궁금해졌습니다. 한국에 유일하게 번역된 그의 책을 읽어보니 그간 몰랐던 또다른 면모를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가 전통적인 이탈리아 가족, 그러니까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최고의 음식을 뚝딱 만들어내고 집안에 와인 창고가 따로 있을 만큼 식사에 진심인 가족들 사이에서 자라왔다는 사실이었죠. 이 책에는 화려한 음식 사진은 전혀 없지만, 음식이나 식사와 관련된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정말 재밌게 담겨 있습니다. 그러다 무심히 레시피를 툭 던져주지요. 레시피라곤 하지만 자세하지도 않아서 마치 고수들끼리만 알아볼 수 있는 비밀문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멋지기도 하고요. 구글에서도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레시피’라는 단어가 붙을 만큼 음식에 진심인 그를 여러분도 어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먹는 존재』
삼시 세끼. 우리는 그야말로 ‘먹는 존재’지요. 화가 잔뜩 나는 날 매운 음식을 먹으면 속이 풀리고, 다디단 파이 한 조각에 마음이 녹고마는 인간이라는 존재. 우리의 삶은 먹을 것과 아주 밀접합니다. 거친 연필심으로 그려진 만화 『먹는 존재』에는 그런 우리의 일상 풍경이 진하게 새겨져 있어요. 주인공 유양의 거침없는 말투, 기가 막힐 정도로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음식 만화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먹는 존재』는 그야말로 ‘기분마저 풀어주는 식도락 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Editor. 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