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과 걱정이 뒤엉킨 나의 첫 홀로 해외여행

(* 특별할 것 없는 일본 오키나와의 길거리를 괜히 찍어보았다.)
정신없는 5월을 겨우 떠나보내고 6월 초가 되어서야 저는 모처럼 휴일다운 휴일을 보냈습니다. 사실은 작년, 아니 재작년부터 계획했던 여행이었는데 바쁘고 게으른 직장인은 2년이 지난 이제야 떠날 채비를 할 수 있었어요.
나 홀로 국내 여행은 몇 번 가봤지만 나 홀로 해외여행은 처음이라······.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일단 부딪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을 아주 많이 벌어 여행을 자주 다녀보자고 굳게 결심한 3박 4일이었습니다.
#책 한 권과 작은 수첩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 이곳저곳 돌아디니며 열심히 먹고 읽고 쓴 흔적이다.)
여행 경비가 많이 드는 이유는 아마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레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사느라 지출이 늘기 때문일 겁니다. 저 역시 그러한데요. 캐리어가 너무 오래돼서, 이번 여름에 입을 옷이 없으니까, 더운 나라니까 신발도······. 그러다가 옆 코너에 놓인 작은 수첩 하나가 눈에 밟혔습니다.
평소 말수가 많은 편도 아니고 혼자서도 잘 다니는 편이지만, 여행 도중 떠오르는 감상을 무엇이든 적어 보려는 마음으로 가방 작은 주머니에 수첩을 챙겼습니다. 여행지에서 장소를 옮길 때마다 하루에 3편씩, 많게는 5편까지도 글을 쓰면서 생각했습니다. 아, 혼자 가길 잘했다.
여행지에서 특별히 대단한 것을 한 건 아닙니다. 노래를 들으면서 길을 걷고, 맛있다는 리뷰가 많은 가게에서 식사를 하며 생맥주 한 잔을 곁들이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나무가 살랑이는 걸 바라보고, 바다를 보면서 책을 읽고······. 작고 소박한 일상이었지만 저에게는 조금 색다르게 다가오더라고요.
이쯤에서 고백하자면 저는 원래 ‘여행 싫어’ 인간이랍니다. 정보를 검색하고, 일정을 계획하고, 짐을 싸고, 낯선 곳에 적응하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여행에서 돌아오고 다시 짐을 푸는 그 일련의 과정을 귀찮아하는 편이거든요. 게다가 저는 보부상 유형의 사람이라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싶은 것은 모두 가져가야 직성이 풀려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동안은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은 아니었는데요. 나이라는 옷을 겹겹이 입을수록 일상에서 느끼는 설렘이 조금씩 희미해지더라고요. 이제는 혼자서든, 누구랑 함께든, 뭐든 좋으니 앞으로는 나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는 일 등에 자주 시간을 내보려고 해요. 특히 무료한 직장인에게 금융 치료와 더불어 여행은 일상에 활력을 되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요?
[Tip!] 떠나고 싶은 이들이여, 우선 비행기 티켓부터 끊어라!
Editor. 보키
8월의 정동진을 기다리며
여러분에겐 희미해진 과거의 나를 떠올리게 하는 장소가 있나요? 저는 있습니다. 바로 정동진이에요. 끝을 앞두고 지치는 순간이 오면 저는 친구들과 갔던 8월의 정동진독립영화제를 떠올립니다. 작년 연말부터 북클럽 오픈을 위해 달려온 긴 여정의 끝을 바라보고 있는 터라 더욱 생각나더라고요.

정동진독립영화제는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작은 영화제인데, 바닷가 앞 작은 초등학교에서 야외 상영을 하는 게 매력이에요. 민박집이 즐비한 정겨운 시골 동네에서 낮에는 바다 수영을 하고, 해가 지면 말쑥한 얼굴로 슬리퍼를 끌고 나와 슬렁슬렁 정동초등학교로 향하죠. 물론 양손엔 시원한 맥주와 요깃거리를 잔뜩 들고서요. 쑥불 향기 가득한 정동초등학교에 입장하면 자원봉사자들이 비눗방울과 함께 환영해줍니다. 운동장엔 별이 지는 하늘을 배경 삼아 큰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지요. 적당한 곳에 돗자리를 펴고 맥주를 마시다보면 풀벌레 소리만 가득한 기분좋은 소란 속에서 영화가 떠올라요.
작년, 6년 만에 정동진을 다시 찾았을 때 저는 조금 놀라고, 먹먹하고, 고마운 기분이 들었어요. 6년이면 뭐든 변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이잖아요. 특히나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는요.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정동진은 제 기억 속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정동진과 달리 저는 많은 게 변해 있었어요. 하는 일도, 사는 곳도 달라졌고, 심지어 이곳에 함께 오던 친구 셋 중 한 명은 시답잖은 이유로 더이상 보지 않게 되었죠. 6년 전에는 사흘 내내 바다 수영을 하고, 새벽 1시에 끝나는 마지막 장편영화까지 보고도 체력이 남아 어디 문 연 호프집이 없나 기웃거렸었는데, 이제는 마지막 장편영화를 볼 때가 되자 허리가 아파 침대 생각이 간절해지더라고요. 그때는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하기도 바빴는데, 이제는 해야 할 일에 치여 좋아하는 것들이 흐릿해졌죠. 나는 성실하게 깎여왔음에도 이곳은 아무것도 깎이지 않았던 이십대 시절의 나를 기억하는 거 같아서, 그때의 나를 떠올릴 수 있는 곳을 되찾은 듯해서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이번에 가면 어떤 내가 떠오를지 모르겠어요. 뭐든 기대됩니다. 저는 이렇듯 8월의 정동진을, 과거의 나를 만나길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답니다.

(* 출처 : 정동진독립영화제 홈페이지)
정동진독립영화제는 매년 8월 첫번째 주말, 강릉시 정동초등학교에서 열립니다.
모든 영화는 무료 상영이에요.
Editor. 송쏘
성진초 입덕기: 떨림에서 설렘까지
고등학교 1학년 겨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우승 소식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어요. 저도 유튜브로 그 무대를 보다가 한순간에 ‘입덕’해버렸습니다. 피아니스트에게 입덕이라는 단어를 쓰는 게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정말 그런 순간이었어요. 그의 공연을 챙겨보기 위해 베를린 필하모닉 스트리밍 플랫폼을 구독하기도 했지요.(무려 한 달에 17유로, 약 25,000원이에요. 직장인이 된 지금의 저에게도 큰 돈입니다…….)
그 시절 클래식 잡지 <객석>을 사면 조성진 포스터를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엄마에게 오픈런을 부탁해(……) 잡지와 포스터를 구하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저는 학교에 가야 하니까요. (엄마 미안……) 어렵게 구한 포스터는 제 방에 오래도록 붙어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한국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이나 협연은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고, 가격도 부담스러워서 직접 공연을 보러 가겠다는 마음을 먹지는 못했답니다. 집에서 그의 음반과 영상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어요.
시간이 흘러 저는 교환학생으로 프랑스에 머물게 됐고, 처음 자취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집에서는 항상 음악을 틀어두었고, 마침 그 시기에 발매된 조성진의 헨델 앨범은 자연스럽게 제 일상의 bgm이 되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조성진 공연을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에 강하게 사로잡혔고, 며칠 뒤 바르셀로나에서 리사이틀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왜 진작 이 생각을 못했지’ 싶었죠. 그래서 비행기표를 예매하기도 전에 공연 티켓을 먼저 끊고, 그다음에 항공편과 숙소를 예약했어요.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게 불과 공연 일주일 전쯤이었나…… 정말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이었어요.(도파민이 폭발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떠난 바르셀로나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혼자 하는 해외 여행지였고, 공연 당일엔 하루종일 떨렸어요. 공연은 저녁이었지만 아침부터 괜히 긴장되고, 설레고…… 누가 보면 제가 무대에 서는 줄 알았을 거예요. 그날의 설렘은 지금까지도 제게 원동력이 되어준답니다.

그날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저는 인천에서 열리는 조성진 리사이틀을 보러 갑니다. 재작년의 떨림이 긴장과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면, 이번의 떨림은 온전한 설렘이에요. 고등학생이었던 나, 교환학생이었던 나, 그리고 직장인인 나─삶의 시절마다 저는 조성진의 앨범과 함께였어요. 이번 공연도 분명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거예요. 아직 공연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이 공연의 기억의 희미해질까 벌써 아쉬워하고 있는 걸 보면요.

Editor. 디또



#설렘과 걱정이 뒤엉킨 나의 첫 홀로 해외여행
(* 특별할 것 없는 일본 오키나와의 길거리를 괜히 찍어보았다.)
정신없는 5월을 겨우 떠나보내고 6월 초가 되어서야 저는 모처럼 휴일다운 휴일을 보냈습니다. 사실은 작년, 아니 재작년부터 계획했던 여행이었는데 바쁘고 게으른 직장인은 2년이 지난 이제야 떠날 채비를 할 수 있었어요.
나 홀로 국내 여행은 몇 번 가봤지만 나 홀로 해외여행은 처음이라······.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일단 부딪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을 아주 많이 벌어 여행을 자주 다녀보자고 굳게 결심한 3박 4일이었습니다.
#책 한 권과 작은 수첩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 이곳저곳 돌아디니며 열심히 먹고 읽고 쓴 흔적이다.)
여행 경비가 많이 드는 이유는 아마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레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사느라 지출이 늘기 때문일 겁니다. 저 역시 그러한데요. 캐리어가 너무 오래돼서, 이번 여름에 입을 옷이 없으니까, 더운 나라니까 신발도······. 그러다가 옆 코너에 놓인 작은 수첩 하나가 눈에 밟혔습니다.
평소 말수가 많은 편도 아니고 혼자서도 잘 다니는 편이지만, 여행 도중 떠오르는 감상을 무엇이든 적어 보려는 마음으로 가방 작은 주머니에 수첩을 챙겼습니다. 여행지에서 장소를 옮길 때마다 하루에 3편씩, 많게는 5편까지도 글을 쓰면서 생각했습니다. 아, 혼자 가길 잘했다.
여행지에서 특별히 대단한 것을 한 건 아닙니다. 노래를 들으면서 길을 걷고, 맛있다는 리뷰가 많은 가게에서 식사를 하며 생맥주 한 잔을 곁들이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나무가 살랑이는 걸 바라보고, 바다를 보면서 책을 읽고······. 작고 소박한 일상이었지만 저에게는 조금 색다르게 다가오더라고요.
이쯤에서 고백하자면 저는 원래 ‘여행 싫어’ 인간이랍니다. 정보를 검색하고, 일정을 계획하고, 짐을 싸고, 낯선 곳에 적응하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여행에서 돌아오고 다시 짐을 푸는 그 일련의 과정을 귀찮아하는 편이거든요. 게다가 저는 보부상 유형의 사람이라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싶은 것은 모두 가져가야 직성이 풀려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동안은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은 아니었는데요. 나이라는 옷을 겹겹이 입을수록 일상에서 느끼는 설렘이 조금씩 희미해지더라고요. 이제는 혼자서든, 누구랑 함께든, 뭐든 좋으니 앞으로는 나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는 일 등에 자주 시간을 내보려고 해요. 특히 무료한 직장인에게 금융 치료와 더불어 여행은 일상에 활력을 되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요?
[Tip!] 떠나고 싶은 이들이여, 우선 비행기 티켓부터 끊어라!
Editor. 보키
8월의 정동진을 기다리며
여러분에겐 희미해진 과거의 나를 떠올리게 하는 장소가 있나요? 저는 있습니다. 바로 정동진이에요. 끝을 앞두고 지치는 순간이 오면 저는 친구들과 갔던 8월의 정동진독립영화제를 떠올립니다. 작년 연말부터 북클럽 오픈을 위해 달려온 긴 여정의 끝을 바라보고 있는 터라 더욱 생각나더라고요.
정동진독립영화제는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작은 영화제인데, 바닷가 앞 작은 초등학교에서 야외 상영을 하는 게 매력이에요. 민박집이 즐비한 정겨운 시골 동네에서 낮에는 바다 수영을 하고, 해가 지면 말쑥한 얼굴로 슬리퍼를 끌고 나와 슬렁슬렁 정동초등학교로 향하죠. 물론 양손엔 시원한 맥주와 요깃거리를 잔뜩 들고서요. 쑥불 향기 가득한 정동초등학교에 입장하면 자원봉사자들이 비눗방울과 함께 환영해줍니다. 운동장엔 별이 지는 하늘을 배경 삼아 큰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지요. 적당한 곳에 돗자리를 펴고 맥주를 마시다보면 풀벌레 소리만 가득한 기분좋은 소란 속에서 영화가 떠올라요.
작년, 6년 만에 정동진을 다시 찾았을 때 저는 조금 놀라고, 먹먹하고, 고마운 기분이 들었어요. 6년이면 뭐든 변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이잖아요. 특히나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는요.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정동진은 제 기억 속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정동진과 달리 저는 많은 게 변해 있었어요. 하는 일도, 사는 곳도 달라졌고, 심지어 이곳에 함께 오던 친구 셋 중 한 명은 시답잖은 이유로 더이상 보지 않게 되었죠. 6년 전에는 사흘 내내 바다 수영을 하고, 새벽 1시에 끝나는 마지막 장편영화까지 보고도 체력이 남아 어디 문 연 호프집이 없나 기웃거렸었는데, 이제는 마지막 장편영화를 볼 때가 되자 허리가 아파 침대 생각이 간절해지더라고요. 그때는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하기도 바빴는데, 이제는 해야 할 일에 치여 좋아하는 것들이 흐릿해졌죠. 나는 성실하게 깎여왔음에도 이곳은 아무것도 깎이지 않았던 이십대 시절의 나를 기억하는 거 같아서, 그때의 나를 떠올릴 수 있는 곳을 되찾은 듯해서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이번에 가면 어떤 내가 떠오를지 모르겠어요. 뭐든 기대됩니다. 저는 이렇듯 8월의 정동진을, 과거의 나를 만나길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답니다.
(* 출처 : 정동진독립영화제 홈페이지)
정동진독립영화제는 매년 8월 첫번째 주말, 강릉시 정동초등학교에서 열립니다.
모든 영화는 무료 상영이에요.
Editor. 송쏘
성진초 입덕기: 떨림에서 설렘까지
고등학교 1학년 겨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우승 소식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어요. 저도 유튜브로 그 무대를 보다가 한순간에 ‘입덕’해버렸습니다. 피아니스트에게 입덕이라는 단어를 쓰는 게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정말 그런 순간이었어요. 그의 공연을 챙겨보기 위해 베를린 필하모닉 스트리밍 플랫폼을 구독하기도 했지요.(무려 한 달에 17유로, 약 25,000원이에요. 직장인이 된 지금의 저에게도 큰 돈입니다…….)
그 시절 클래식 잡지 <객석>을 사면 조성진 포스터를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엄마에게 오픈런을 부탁해(……) 잡지와 포스터를 구하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저는 학교에 가야 하니까요. (엄마 미안……) 어렵게 구한 포스터는 제 방에 오래도록 붙어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한국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이나 협연은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고, 가격도 부담스러워서 직접 공연을 보러 가겠다는 마음을 먹지는 못했답니다. 집에서 그의 음반과 영상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어요.
시간이 흘러 저는 교환학생으로 프랑스에 머물게 됐고, 처음 자취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집에서는 항상 음악을 틀어두었고, 마침 그 시기에 발매된 조성진의 헨델 앨범은 자연스럽게 제 일상의 bgm이 되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조성진 공연을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에 강하게 사로잡혔고, 며칠 뒤 바르셀로나에서 리사이틀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왜 진작 이 생각을 못했지’ 싶었죠. 그래서 비행기표를 예매하기도 전에 공연 티켓을 먼저 끊고, 그다음에 항공편과 숙소를 예약했어요.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게 불과 공연 일주일 전쯤이었나…… 정말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이었어요.(도파민이 폭발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떠난 바르셀로나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혼자 하는 해외 여행지였고, 공연 당일엔 하루종일 떨렸어요. 공연은 저녁이었지만 아침부터 괜히 긴장되고, 설레고…… 누가 보면 제가 무대에 서는 줄 알았을 거예요. 그날의 설렘은 지금까지도 제게 원동력이 되어준답니다.
그날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저는 인천에서 열리는 조성진 리사이틀을 보러 갑니다. 재작년의 떨림이 긴장과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면, 이번의 떨림은 온전한 설렘이에요. 고등학생이었던 나, 교환학생이었던 나, 그리고 직장인인 나─삶의 시절마다 저는 조성진의 앨범과 함께였어요. 이번 공연도 분명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거예요. 아직 공연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이 공연의 기억의 희미해질까 벌써 아쉬워하고 있는 걸 보면요.
Editor. 디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