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공방 읽다보면 그냥 웃음이 나요. 저는 줄곧 출판사에서만 일을 했지만 언제나 ‘출판사 사람들은 참 재밌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아마도 오늘 계절공방은 그걸 증명하는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내 복지로 만들어진 동아리 제도에 어느 누가 ‘이상한 티셔츠 입는’ 모임을 떠올릴 수 있을까요. 정말 이곳 사람들은 웃기고, 또 비범합니다.
동아리 제도가 없던 시절에도 문학동네에는 여러 친목 모임이 존재했어요. 맛집이 많기로 유명한 파주의 여러 식당을 탐험하는 동아리부터, 어째서인지 가입만 하면 퇴사가 이어지는 홍차 동호회도 있었지요. (정말 이 동아리원들이 모두 퇴사해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전설의 동아리가 되었지만요.)
‘좋아하는 걸 더 좋아하는 일’을 누구보다 진심인 출판사 사람들! 무한 덕질로 시작된 일들은 때때론 더 큰 일들을 만들곤 하는데요. 종종 출판계에선 좋아하는 것을 좇다 작가가 된 덕후들을 만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오늘 계절책장에서는 이렇게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득 담은 책들을 소개해볼게요.
『무라카미T : 내가 사랑한 티셔츠』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취미가 널리 알려진 작가가 또 있을까요? 많이들 아시겠지만, 그는 프로야구 경기를 보다,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타자 데이브 힐턴이 친 2루타를 보곤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죠. 그 이전에는 재즈 음악을 좋아해 직접 재즈바를 차려 운영하기도 했고, 심지어 매일 달리기를 하는 러너로서 관련된 책을 쓰기도 했지요.
여기까지만 해도 이미 그는 놀라운 취미 부자인데요. 이후, 『무라카미T』의 출간 소식을 듣고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이건 또 뭘까?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간 사거나 받거나 하여간 소장하게 된 티셔츠들과 그에 대한 단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딱히 물건을 모으는 데 흥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어느새 이런저런 물건이 모이는 것이 인생의 모티프 같다’는 고백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소설 「토니 타키타니」의 모티브가 된 티셔츠부터 가지각색 사연을 가진 티셔츠가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읽은 챕터는 전 세계 출판사들이 무라카미 하루키와 작품을 모티브로 만든 티셔츠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스페인 출판사가 만든 티셔츠를 보며 ‘너무 귀엽지만 아무래도 본인이 입을 수는 없다’라고 고백하는 하루키의 문장에서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저 역시도 그간 참 다양한 무라카미 하루키 굿즈를 만들어왔는데요. 생각해보니, 자신의 작품으로 만든 굿즈를 작가 본인이 받게 된다면 신기하고 머쓱하기도 할 것 같아요. (그런데 과연, 하루키 작가님은 문학동네의 굿즈를 마음에 들어하셨을까요?) 하루키 취향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티셔츠 한 장으로 시작해 정말 다양한 그의 관심사 (심지어 음식 취향까지도!)를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솔직하고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하루키 작가님을 만날 수 책!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2』


그의 책을 하나 더 소개하고 싶은데요. 도쿄를 여러 번 방문했지만 그중 가장 기억 남는 일을 하나 꼽으라면 와세다대학 내 위치한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을 찾아간 것이에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꼭 한 번 가보셨으면!) 조용한 캠퍼스 내 위치한 도서관은 하루키 작가에 대한 존경과 애정으로 가득한 공간이었고, 전 세계에서 출간된 그의 저서들이 그야말로 도서관처럼 비치된 곳이었습니다. 하이라이트는 그의 작업실을 본뜬 공간이었는데요. 마치 그의 개인 공간에 직접 방문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설렜던 기억이 납니다. 그곳에서 가장 신기했던 점은 바로 벽면을 가득 채운 레코드였습니다. 그야말로 이게 집필실이야? 음악 감상실이야? 싶을 정도였어요. 그에게 있어 음악이란 글 쓰는 일과 매우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꽤나 두툼한 그의 책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에는 하루키가 사랑한 수많은 클래식 레코드가 빼곡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책 역시 레코드에 대한 자신의 집착을 머쓱하게 고백하며 시작하는데요. 유명세에 얽매이지 않고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수집한 클래식 레코드들을 하나씩 꺼내며 각 곡에 대한 감상을 풀어놓습니다. 이 글들을 읽다보면 그가 상상 이상으로 클래식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클래식 초보자부터 애호가 모두가 즐겨 읽어볼 수 있는 책입니다. 그나저나 클래식보다 재즈 레코드를 훨씬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하는데, 얼른 ‘오래되고 멋진 재즈 레코드’ 책도 나오면 좋겠네요!

계절공방 읽다보면 그냥 웃음이 나요. 저는 줄곧 출판사에서만 일을 했지만 언제나 ‘출판사 사람들은 참 재밌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아마도 오늘 계절공방은 그걸 증명하는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내 복지로 만들어진 동아리 제도에 어느 누가 ‘이상한 티셔츠 입는’ 모임을 떠올릴 수 있을까요. 정말 이곳 사람들은 웃기고, 또 비범합니다.
동아리 제도가 없던 시절에도 문학동네에는 여러 친목 모임이 존재했어요. 맛집이 많기로 유명한 파주의 여러 식당을 탐험하는 동아리부터, 어째서인지 가입만 하면 퇴사가 이어지는 홍차 동호회도 있었지요. (정말 이 동아리원들이 모두 퇴사해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전설의 동아리가 되었지만요.)
‘좋아하는 걸 더 좋아하는 일’을 누구보다 진심인 출판사 사람들! 무한 덕질로 시작된 일들은 때때론 더 큰 일들을 만들곤 하는데요. 종종 출판계에선 좋아하는 것을 좇다 작가가 된 덕후들을 만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오늘 계절책장에서는 이렇게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득 담은 책들을 소개해볼게요.
『무라카미T : 내가 사랑한 티셔츠』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취미가 널리 알려진 작가가 또 있을까요? 많이들 아시겠지만, 그는 프로야구 경기를 보다,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타자 데이브 힐턴이 친 2루타를 보곤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죠. 그 이전에는 재즈 음악을 좋아해 직접 재즈바를 차려 운영하기도 했고, 심지어 매일 달리기를 하는 러너로서 관련된 책을 쓰기도 했지요.
여기까지만 해도 이미 그는 놀라운 취미 부자인데요. 이후, 『무라카미T』의 출간 소식을 듣고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이건 또 뭘까?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간 사거나 받거나 하여간 소장하게 된 티셔츠들과 그에 대한 단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딱히 물건을 모으는 데 흥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어느새 이런저런 물건이 모이는 것이 인생의 모티프 같다’는 고백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소설 「토니 타키타니」의 모티브가 된 티셔츠부터 가지각색 사연을 가진 티셔츠가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읽은 챕터는 전 세계 출판사들이 무라카미 하루키와 작품을 모티브로 만든 티셔츠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스페인 출판사가 만든 티셔츠를 보며 ‘너무 귀엽지만 아무래도 본인이 입을 수는 없다’라고 고백하는 하루키의 문장에서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저 역시도 그간 참 다양한 무라카미 하루키 굿즈를 만들어왔는데요. 생각해보니, 자신의 작품으로 만든 굿즈를 작가 본인이 받게 된다면 신기하고 머쓱하기도 할 것 같아요. (그런데 과연, 하루키 작가님은 문학동네의 굿즈를 마음에 들어하셨을까요?) 하루키 취향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티셔츠 한 장으로 시작해 정말 다양한 그의 관심사 (심지어 음식 취향까지도!)를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솔직하고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하루키 작가님을 만날 수 책!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2』
그의 책을 하나 더 소개하고 싶은데요. 도쿄를 여러 번 방문했지만 그중 가장 기억 남는 일을 하나 꼽으라면 와세다대학 내 위치한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을 찾아간 것이에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꼭 한 번 가보셨으면!) 조용한 캠퍼스 내 위치한 도서관은 하루키 작가에 대한 존경과 애정으로 가득한 공간이었고, 전 세계에서 출간된 그의 저서들이 그야말로 도서관처럼 비치된 곳이었습니다. 하이라이트는 그의 작업실을 본뜬 공간이었는데요. 마치 그의 개인 공간에 직접 방문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설렜던 기억이 납니다. 그곳에서 가장 신기했던 점은 바로 벽면을 가득 채운 레코드였습니다. 그야말로 이게 집필실이야? 음악 감상실이야? 싶을 정도였어요. 그에게 있어 음악이란 글 쓰는 일과 매우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꽤나 두툼한 그의 책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에는 하루키가 사랑한 수많은 클래식 레코드가 빼곡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책 역시 레코드에 대한 자신의 집착을 머쓱하게 고백하며 시작하는데요. 유명세에 얽매이지 않고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수집한 클래식 레코드들을 하나씩 꺼내며 각 곡에 대한 감상을 풀어놓습니다. 이 글들을 읽다보면 그가 상상 이상으로 클래식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클래식 초보자부터 애호가 모두가 즐겨 읽어볼 수 있는 책입니다. 그나저나 클래식보다 재즈 레코드를 훨씬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하는데, 얼른 ‘오래되고 멋진 재즈 레코드’ 책도 나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