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회사에 아주 귀여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일층 창고 한구석에서 고양이들을 구조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문학동네 일층에는 책이며 각종 택배가 상하차하는 공간이 있어 외부와 쉽게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 종종 고양이들이 건물 내부로 진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목격한 녀석들은 대체로 얼굴을 볼 틈도 없이 쌩-하고 도망치는 모습이었기에 대체 어떻게 구조할 수 있었는지, 또 어떤 녀석들인지 궁금했는데요.
고양이들을 구조해낸 세 분은 이후 각자 고양이들을 식구로 들이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사내 동아리 ‘냥냥클럽’까지 생기게 되었어요. 이번 주제가 ‘세계 고양이의 날’로 잡히자, 이들을 안 만날 수가 없었어요. 점심시간을 이용해 고양이 가족들을 구조해낸 주역들을 만나보았습니다.
“보니까 새끼를 낳았더라고요. 어떻게 해. 엄마를 돌봐줘야지.”(J부장님)
* 지금은 엄마 '만수'와 함께 생활하는 동이&문별(문별이는 구조 때부터 눈 상태가 좋지 않았다.
어느 봄날, 오가며 곧잘 보이던 고양이 ‘만수’가 네 마리의 새끼들을 낳았습니다. 꼬물거리는 새끼들은 마냥 귀여웠지만, 상태가 좋아 보이진 않았어요. 이들을 처음 발견한 J부장님은 고양이를 잘 모르던 때라 이미 한 고양이의 집사였던 K차장님께 도움을 청하고, 여기에 S대리님까지 합세해 ‘만수’와 녀석들을 보살피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새끼 고양이들 주위로 뱀이 출몰합니다. 심지어 네 마리 중, 한 마리의 얼굴에 피가 흐르는 걸 보게 되면서 세 분은 이들을 빠르게 구조해냅니다. 다행히 얼굴의 피는 염증으로 인한 것이었고, 뱀에 물린 건 아니었다고 해요. 이 새끼 고양이 네 마리는 각각 ‘동이’ ‘문별이’ 그리고 ‘모봉이’ ‘꺼봉이’가 되어 두 마리씩 J부장님과 K차장님의 집으로 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한 달 뒤에 또 새끼 두 마리가 나타났어요.”(S대리님)

* 동이, 문별, 모봉, 꺼봉 네 아이 구조가 끝난 뒤, 한 달 뒤 출몰해 구조된 복만과 만쥬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나지 않습니다. 한 달 뒤에 또 새끼 두 마리가 발견된 것인데요. S대리님은 이 새끼 두 마리가 ‘만수’의 자매, ‘강녕’이의 새끼들일 것이라 추정했어요. 다시 또 구조가 시작됐고, 이 두 마리는 각각 ‘복만’ ‘만쥬’가 되어 S대리님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뒤이어 세 분은 어미 고양이인 ‘만수’와 ‘강녕’ 그리고 총 여섯 마리의 아빠로 추정되는 ‘전하’까지 구조해 중성화 수술을 시켜주었고, 올해 3월 ‘만수’의 건강이 안 좋다는 소식에 J부장님께서 ‘만수’까지 거두어 ‘동이’ ‘문별이’와 재회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위로이자 피로이긴 한데, 집 밖에 나와 있으면 또 보고 싶죠.”(K차장님)

* 호기심과 장난기가 가득한 모봉&꺼봉, K차장님과 이미 오래 함께한 할머니 고양이 '봉숙'(치즈)을 귀찮게 한다고 한다.
가족이 된 이후로 세 분의 일상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아침은 고양이들의 물과 밥을 갈아주고, 각자에게 필요한 약을 먹이면서 30분간 사투를 벌이는 시간이 되었고, 한편으론 퇴근하고 돌아오면 우르르 몰려드는 고양이들에게 분명한 위로를 느끼게 되었죠.
고양이들을 처음 발견하고 난감하고 안쓰러웠던 마음, 긴박했던 구조의 시간을 지나 지금은 안락한 환경에서, 고양이답게 느긋한 모습으로 녀석들은 살고 있습니다. 이보다도 꽉 닫힌 해피엔딩이 어디 있을까요.
회사 근처에서 찍은 고양이 사진만 봐도 어떤 녀석인지 단박에 알아차리고, 고양이 가족들의 계보를 줄줄 꿰고 있는 세 분의 모습에서 가만히 오래 지켜보는 마음을 떠올렸습니다. 서로를 발견하고, 가족이 되기까지, 그들의 작은 일상을 주목하는 데에서 시작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묘연’이라고 할 수밖에요!

* 구조 당시의 아기 고양이들, J부장님, K차장님 그리고 S대리님의 꾸준한 관찰과 사랑으로 구조되어 현재 안락한 삶을 살고 있다.
“나는 들려주고 싶었다. 인간의 관심 밖에 이런 고양이가 살았고, 여전히 살고 있다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낱낱의 묘생을 이렇게라도 맘껏 중얼거리고 싶었다.” _이용한,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 문동 냥냥 계보 - 문학동네 고양이 가족 구성원 파헤치기


1년 전, 회사에 아주 귀여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일층 창고 한구석에서 고양이들을 구조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문학동네 일층에는 책이며 각종 택배가 상하차하는 공간이 있어 외부와 쉽게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 종종 고양이들이 건물 내부로 진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목격한 녀석들은 대체로 얼굴을 볼 틈도 없이 쌩-하고 도망치는 모습이었기에 대체 어떻게 구조할 수 있었는지, 또 어떤 녀석들인지 궁금했는데요.
고양이들을 구조해낸 세 분은 이후 각자 고양이들을 식구로 들이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사내 동아리 ‘냥냥클럽’까지 생기게 되었어요. 이번 주제가 ‘세계 고양이의 날’로 잡히자, 이들을 안 만날 수가 없었어요. 점심시간을 이용해 고양이 가족들을 구조해낸 주역들을 만나보았습니다.
“보니까 새끼를 낳았더라고요. 어떻게 해. 엄마를 돌봐줘야지.”(J부장님)
* 지금은 엄마 '만수'와 함께 생활하는 동이&문별(문별이는 구조 때부터 눈 상태가 좋지 않았다.
어느 봄날, 오가며 곧잘 보이던 고양이 ‘만수’가 네 마리의 새끼들을 낳았습니다. 꼬물거리는 새끼들은 마냥 귀여웠지만, 상태가 좋아 보이진 않았어요. 이들을 처음 발견한 J부장님은 고양이를 잘 모르던 때라 이미 한 고양이의 집사였던 K차장님께 도움을 청하고, 여기에 S대리님까지 합세해 ‘만수’와 녀석들을 보살피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새끼 고양이들 주위로 뱀이 출몰합니다. 심지어 네 마리 중, 한 마리의 얼굴에 피가 흐르는 걸 보게 되면서 세 분은 이들을 빠르게 구조해냅니다. 다행히 얼굴의 피는 염증으로 인한 것이었고, 뱀에 물린 건 아니었다고 해요. 이 새끼 고양이 네 마리는 각각 ‘동이’ ‘문별이’ 그리고 ‘모봉이’ ‘꺼봉이’가 되어 두 마리씩 J부장님과 K차장님의 집으로 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한 달 뒤에 또 새끼 두 마리가 나타났어요.”(S대리님)
* 동이, 문별, 모봉, 꺼봉 네 아이 구조가 끝난 뒤, 한 달 뒤 출몰해 구조된 복만과 만쥬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나지 않습니다. 한 달 뒤에 또 새끼 두 마리가 발견된 것인데요. S대리님은 이 새끼 두 마리가 ‘만수’의 자매, ‘강녕’이의 새끼들일 것이라 추정했어요. 다시 또 구조가 시작됐고, 이 두 마리는 각각 ‘복만’ ‘만쥬’가 되어 S대리님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뒤이어 세 분은 어미 고양이인 ‘만수’와 ‘강녕’ 그리고 총 여섯 마리의 아빠로 추정되는 ‘전하’까지 구조해 중성화 수술을 시켜주었고, 올해 3월 ‘만수’의 건강이 안 좋다는 소식에 J부장님께서 ‘만수’까지 거두어 ‘동이’ ‘문별이’와 재회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위로이자 피로이긴 한데, 집 밖에 나와 있으면 또 보고 싶죠.”(K차장님)
* 호기심과 장난기가 가득한 모봉&꺼봉, K차장님과 이미 오래 함께한 할머니 고양이 '봉숙'(치즈)을 귀찮게 한다고 한다.
가족이 된 이후로 세 분의 일상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아침은 고양이들의 물과 밥을 갈아주고, 각자에게 필요한 약을 먹이면서 30분간 사투를 벌이는 시간이 되었고, 한편으론 퇴근하고 돌아오면 우르르 몰려드는 고양이들에게 분명한 위로를 느끼게 되었죠.
고양이들을 처음 발견하고 난감하고 안쓰러웠던 마음, 긴박했던 구조의 시간을 지나 지금은 안락한 환경에서, 고양이답게 느긋한 모습으로 녀석들은 살고 있습니다. 이보다도 꽉 닫힌 해피엔딩이 어디 있을까요.
회사 근처에서 찍은 고양이 사진만 봐도 어떤 녀석인지 단박에 알아차리고, 고양이 가족들의 계보를 줄줄 꿰고 있는 세 분의 모습에서 가만히 오래 지켜보는 마음을 떠올렸습니다. 서로를 발견하고, 가족이 되기까지, 그들의 작은 일상을 주목하는 데에서 시작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묘연’이라고 할 수밖에요!
* 구조 당시의 아기 고양이들, J부장님, K차장님 그리고 S대리님의 꾸준한 관찰과 사랑으로 구조되어 현재 안락한 삶을 살고 있다.
“나는 들려주고 싶었다. 인간의 관심 밖에 이런 고양이가 살았고, 여전히 살고 있다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낱낱의 묘생을 이렇게라도 맘껏 중얼거리고 싶었다.” _이용한,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 문동 냥냥 계보 - 문학동네 고양이 가족 구성원 파헤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