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래 이번 <동네책장>에서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안성맞춤인 아름다운 책’을 소개하려 했었어요. 에디터 회의를 할 때만 해도 쓰는 데 문제없겠다 싶었죠. 그런데 웬걸, 막상 모니터 앞에 앉으니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선 ‘아름다운 책’이란 무엇일까 자문하게 되었어요. 출퇴근길에도, 멍때리는 시간에도, 틈틈이 ‘아름다운 책’이라는 주제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결론이요? 어쩌면 너무 뻔할지 모르지만, 결국 아름다운 책이란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아무리 표지가 예쁘다고 한들 내용이 영 별로라면 그 책을 아름답다 기억하긴 어려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책, 거기에 더해 표지나 책의 만듦새까지도 아름다운 책들을 골라봤어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랑과 우정을 담은 책부터 어른을 위한 동화까지. 이토록 아름다운 세계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할게요.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해서 이 순간이 영원히 계속되길 바랐던 적이 있나요? 『먼길로 돌아갈까?』의 제목은 바로 그런 애틋한 마음에서 유래했어요.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좋아 집까지 먼길로 돌아가는 일.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작품이라 할 수 있지요.
이 책은 문학평론가이자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게일 콜드웰과 『명랑한 은둔자』로 널리 알려진 작가 캐럴라인 냅의 우정을 기록한 에세이예요. 저자인 게일 콜드웰은 자신의 가장 가까운 친구 캐럴라인 냅이 세상을 떠나자 그를 추억하고 애도하며 이 글을 썼어요.
이 책을 단 몇 줄로 간단하게 소개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건 정말이지 커다란 무언가라는 걸 책을 읽는 내내 마음으로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때 나의 분신이자 일부였던 사람과의 특별한 우정, 그리고 그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의 경험은 저자에게 많은 것을 남겼습니다. 이 책은 ‘애도’라는 단어에 그다지 감흥이 없던 제가 그 말이 가진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어요.
“운이 좋아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면, 우리는 모두 애도한다. 상처는 우리를 이어주고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준다.” 첫머리에 나온 저자의 말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쯤엔 더욱 절절히 가슴에 파고들었습니다. 누군가를 잃는 상실의 경험은 우리를 참 아프게 하지만 ‘그것 역시 아름다운 일이야’라며 위로를 건네는, 진실로 아름다운 책이에요.

검은색 뿔테 안경, 마른 몸과 단정한 양복.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데요. 그런 그의 곁에는 평생을 함께한 연인이자 비즈니스 파트너 피에르 바르제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이브 생 로랑도 피에르 바르제와 함께 설립했으며, 지금 두 사람의 유골은 모로코 마라케시에 함께 뿌려져 있죠.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는 이브 생 로랑의 죽음 이후 피에르 바르제가 이브 생 로랑에게 쓴 편지를 엮은 책입니다. 이 책은 이브 생 로랑의 장례식장에서 낭독한 추도문을 시작으로,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쓰기 시작한 편지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피에르는 이브의 사후에도 종종 그에게 편지로 말을 겁니다. 오늘은 누구를 만났고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무엇이 당신을 떠오르게 하는지 말이지요. 개인적이고 내밀한 이 편지들은, 이브 생 로랑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그의 모습이나 성품을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피에르는 이 책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쓴 이브 생 로랑의 전기’라고 했는데 딱 맞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에 없는 사람을 향한 편지라니, 전해지지 못할 걸 알면서도 써내려갈 수밖에 없는 마음이란 대체 어떤 것일까요? 한없이 다정하며 사려 깊은 편지를 읽고 있으면, 연인으로서의 이별이나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두 사람의 깊은 유대를 조금은 실감하게 돼요. 결국 이 한 권의 책은 이브를 향한 피에르의 가장 아름다운 고백이 아니었을까요.

시집을 제외하고는 재독을 즐기는 편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자꾸만 손이 가는 책이 있어요. 바로 『어린 왕자』입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아주 어릴 적부터 주변에서 읽어보라는 권유와 압박이 상당했지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때는 이 이야기를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제 머릿속엔 오랫동안 ‘재미없는 책’으로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참 그럴 만도 했어요. 이 책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이보다는 어른을 위한 책이기 때문이지요. 막상 어른이 되어 이 책을 다시금 읽었을 땐 살짝 눈물이 날 정도로 좋았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유년 시절이 어쩌면 인생의 전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돼요. 그때 보고 먹고 느꼈던 것들로 내면의 저장고를 가득 채우고, 남은 인생은 그 에너지를 조금씩 꺼내 쓰며 살아가는 기분이 들거든요. 간절함 없는 무미건조하고 팍팍한 하루하루가 고달플 때마다, 저는 어렸을 때의 마음을 떠올리곤 해요. 그리고 그 어린아이의 마음을 일깨우는 책이 제게는 『어린 왕자』입니다.
저는 특히 이 작품을 ‘팝업북’으로 읽는 걸 좋아해요.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어렸을 땐 팝업북이라는 존재도 흔치 않았을뿐더러 그런 책을 볼 기회도 없었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 팝업북을 처음 접했을 때 정말이지 신이 났어요. 게다가 그게 ‘어린 왕자’라니 정말 딱 맞는 조합이지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그 눈으로 세상을 새로이 보고 싶을 때 이 책을 추천할게요. 저처럼 아주 오래전에 읽고 이 책의 진가를 잊은 분들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꺼내보셔도 좋겠습니다.

본래 이번 <동네책장>에서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안성맞춤인 아름다운 책’을 소개하려 했었어요. 에디터 회의를 할 때만 해도 쓰는 데 문제없겠다 싶었죠. 그런데 웬걸, 막상 모니터 앞에 앉으니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선 ‘아름다운 책’이란 무엇일까 자문하게 되었어요. 출퇴근길에도, 멍때리는 시간에도, 틈틈이 ‘아름다운 책’이라는 주제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결론이요? 어쩌면 너무 뻔할지 모르지만, 결국 아름다운 책이란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아무리 표지가 예쁘다고 한들 내용이 영 별로라면 그 책을 아름답다 기억하긴 어려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책, 거기에 더해 표지나 책의 만듦새까지도 아름다운 책들을 골라봤어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랑과 우정을 담은 책부터 어른을 위한 동화까지. 이토록 아름다운 세계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할게요.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해서 이 순간이 영원히 계속되길 바랐던 적이 있나요? 『먼길로 돌아갈까?』의 제목은 바로 그런 애틋한 마음에서 유래했어요.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좋아 집까지 먼길로 돌아가는 일.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작품이라 할 수 있지요.
이 책은 문학평론가이자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게일 콜드웰과 『명랑한 은둔자』로 널리 알려진 작가 캐럴라인 냅의 우정을 기록한 에세이예요. 저자인 게일 콜드웰은 자신의 가장 가까운 친구 캐럴라인 냅이 세상을 떠나자 그를 추억하고 애도하며 이 글을 썼어요.
이 책을 단 몇 줄로 간단하게 소개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건 정말이지 커다란 무언가라는 걸 책을 읽는 내내 마음으로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때 나의 분신이자 일부였던 사람과의 특별한 우정, 그리고 그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의 경험은 저자에게 많은 것을 남겼습니다. 이 책은 ‘애도’라는 단어에 그다지 감흥이 없던 제가 그 말이 가진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어요.
“운이 좋아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면, 우리는 모두 애도한다. 상처는 우리를 이어주고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준다.” 첫머리에 나온 저자의 말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쯤엔 더욱 절절히 가슴에 파고들었습니다. 누군가를 잃는 상실의 경험은 우리를 참 아프게 하지만 ‘그것 역시 아름다운 일이야’라며 위로를 건네는, 진실로 아름다운 책이에요.
검은색 뿔테 안경, 마른 몸과 단정한 양복.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데요. 그런 그의 곁에는 평생을 함께한 연인이자 비즈니스 파트너 피에르 바르제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이브 생 로랑도 피에르 바르제와 함께 설립했으며, 지금 두 사람의 유골은 모로코 마라케시에 함께 뿌려져 있죠.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는 이브 생 로랑의 죽음 이후 피에르 바르제가 이브 생 로랑에게 쓴 편지를 엮은 책입니다. 이 책은 이브 생 로랑의 장례식장에서 낭독한 추도문을 시작으로,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쓰기 시작한 편지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피에르는 이브의 사후에도 종종 그에게 편지로 말을 겁니다. 오늘은 누구를 만났고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무엇이 당신을 떠오르게 하는지 말이지요. 개인적이고 내밀한 이 편지들은, 이브 생 로랑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그의 모습이나 성품을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피에르는 이 책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쓴 이브 생 로랑의 전기’라고 했는데 딱 맞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에 없는 사람을 향한 편지라니, 전해지지 못할 걸 알면서도 써내려갈 수밖에 없는 마음이란 대체 어떤 것일까요? 한없이 다정하며 사려 깊은 편지를 읽고 있으면, 연인으로서의 이별이나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두 사람의 깊은 유대를 조금은 실감하게 돼요. 결국 이 한 권의 책은 이브를 향한 피에르의 가장 아름다운 고백이 아니었을까요.
시집을 제외하고는 재독을 즐기는 편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자꾸만 손이 가는 책이 있어요. 바로 『어린 왕자』입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아주 어릴 적부터 주변에서 읽어보라는 권유와 압박이 상당했지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때는 이 이야기를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제 머릿속엔 오랫동안 ‘재미없는 책’으로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참 그럴 만도 했어요. 이 책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이보다는 어른을 위한 책이기 때문이지요. 막상 어른이 되어 이 책을 다시금 읽었을 땐 살짝 눈물이 날 정도로 좋았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유년 시절이 어쩌면 인생의 전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돼요. 그때 보고 먹고 느꼈던 것들로 내면의 저장고를 가득 채우고, 남은 인생은 그 에너지를 조금씩 꺼내 쓰며 살아가는 기분이 들거든요. 간절함 없는 무미건조하고 팍팍한 하루하루가 고달플 때마다, 저는 어렸을 때의 마음을 떠올리곤 해요. 그리고 그 어린아이의 마음을 일깨우는 책이 제게는 『어린 왕자』입니다.
저는 특히 이 작품을 ‘팝업북’으로 읽는 걸 좋아해요.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어렸을 땐 팝업북이라는 존재도 흔치 않았을뿐더러 그런 책을 볼 기회도 없었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 팝업북을 처음 접했을 때 정말이지 신이 났어요. 게다가 그게 ‘어린 왕자’라니 정말 딱 맞는 조합이지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그 눈으로 세상을 새로이 보고 싶을 때 이 책을 추천할게요. 저처럼 아주 오래전에 읽고 이 책의 진가를 잊은 분들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꺼내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