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동네 출근길은 조금 특별합니다. 덜컹거리는 셔틀버스를 요람 삼아 꿀잠을 자거나, 조용히 책을 읽거나. 파주로 향하는 문학동네 사람들의 출근길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굴러갑니다.
물론 셔틀러만 있는 건 아닙니다. 주차난을 뚫기 위해 일곱시 반에 출근하는 초보운전러, 뚜벅뚜벅 걸어서 출근하는 도보러, 그리고 아침 탐조를 위해 쌍안경을 챙겨 일찍 회사에 오는 탐조러도 있어요.
어떠한 방법으로 출근하든, 양옆으로 천이 흐르고, 나무와 산으로 둘러싸인 파주출판도시에 도착하면 공기가 무척 상쾌합니다. 오리를 비롯한 새들이 쉬고 있기도 하고요. 그러다 문득 제 눈길을 끄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회사 사람들의 손에 들린 책, 그리고 가방에 달린 키링들이요.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든 그 책은 무엇일까요? 출근 가방 속에는 어떤 아이템이 들어있을까요? 늘 곁눈질로만 구경하던 문학동네 사람들의 출근길, 이번 호에서 파헤쳤습니다.
Editor. 디또
1. 국내문학 진진 편집자

초등학교 동창 친구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그 명맥을 유지하면서 교환 독서하고 있는 책이에요. 저는 보통 책날개를 책갈피처럼 사용해서 읽는데 친구 책이라서 망가지면 안 되니까 별도의 책갈피를 끼워서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어머니의 죽음과 이혼으로 삶이 무너진 저자가 다시 어딘가 몰입하고 일어나기 위해 미국 PCT 트레킹 종주에 도전하는 수기예요. 주인공은 초심자의 마음으로 엄청 큰 가방을 메고 나섰지만 계속 넘어집니다. 야생에서 동물이 튀어나올 것 같고, 계획한 것보다 훨씬 못 가서 포기할까 고민하죠. 하지만 그때마다 우연일지 예비되어 있을지 모를 귀인들이 나타나 여정을 돕습니다.
모험이나 일탈을 바라지 않는 밖을 돌아다니는 걸 즐기지 않는 제 성향과 주인공이 너무 달라 처음에는 몰입하기 어려웠는데요. 그만하고 싶을 때마다 나타나는 사람들에게 저 역시 힘을 받았습니다. 다음번의 행운과 행복의 순간을 계속 이어서 보고 싶다는 동력이 생겨 지금은 독서에 탄력이 붙은 상태예요. 다시 일어나는 힘을 배우기 좋은 책입니다.

* YEPP 키티 MP3
중고가가 엄청 높고 이제 매물도 없는 2009년에 출시된 레어템. 구독형 음원 시스템 시대에도 평생 소장할 인생곡들은 이곳에 수집하며, 고장 대비용 예비 기기까지 치밀하게 구비해두었다. 안에 들어 있는 노래는 비밀.
2. 해외문학 지선 편집자

저는 출퇴근에만 1시간 반에서 2시간이 걸리고 환승도 잦고 인파에 껴서 가다 보니 보통은 얇은 에세이나 단편 위주로 읽습니다. 이 책은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가 '콘텐츠업 종사자라면 공명할 지점이 있을 것'이라며 선물해 줬습니다. 처음엔 딱 한 편 읽고 '다들 너무 힘들게 산다' 싶어 지쳐 덮어뒀죠.
저자가 자신은 우아한 영화의 계보를 따른 게 아닌, 근본 없는 취향의 소유자라며 콤플렉스를 고백한 부분이 제 얘기 같았어요. 저도 이직을 꽤 했고 분야도 옮겼던 터라, '이렇게 해도 다 잘 살 수 있구나' 하는 용기가 생겨 그 마음 하나 붙잡고 오랫동안 버틸 수 있었거든요. 최근 새로운 열정과 동력이 다시 필요해진 참에 만나게 된 책이에요.
덧. 마음산책 출판사 시리즈는 항상 책 속에 엽서를 넣어주시더라고요. 그 삽지를 바로 책갈피로 쓸 수 있어서 그것도 좋았습니다.

* NICI 돼지 뻬이따이 키링 (이름: 쫍쫍이)
대만에서 테이크아웃 음료를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든 드링크 백 키링. 첫 타이베이 여행 때 비싸서 두고 왔지만, 이번 출장길에 청핀 서점(성품 서점)에서 1순위로 구매한 아이템. 보들보들한 촉감이 킥.

* 보스 QC 울트라 블루투스 헤드폰 2세대
통근 시간 왕복 3시간 반, 셔틀버스부터 지하철까지 세상의 많은 소음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필수 아이템. 노이즈 캔슬링만 켜두면 원고 작업할 때는 집중이 되고, 피곤할 때는 꿀잠을 보장해준다.

* 본투리드 책 펼침 고정 집게
책을 읽다가 엎어두면 벌어지는 게 싫어서 책의 형태를 잡는 용도로 사용한다. 해외문학 편집자인 만큼 (얇고 잘 휘어지는) 외서를 자주 다루는데, 책 집게로 꽂아 네모나게 유지하는 편.
3. 미더덕 디자이너

얼마 전 타블로가 유튜브에서 “서른 살은 아직 아기”라고 하던데요, 댓글창을 보니 저와 같은 삼십대들이 앞다퉈 “응애 응애” 울고 있더라고요.
가끔 인생을 0살부터 다시 살고 싶은 사람, 아무것도 모르던 아기 때로 돌아가 삶의 기본기를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 싶은 어른들에게 『누리에게』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쓴 아빠의 편지를 엮은 책인데요, 어른인 제게도 필요한 말이었어요.
다정함에 뭉클해지는 한편 몹시 실용적인 삶의 꿀팁도 담겨 있고요. 아기를 위한 책인 줄 알았는데 정신차려보니 제가 우쭈쭈 육아당하고(!) 있더라고요.

* 스와로브스키 CL 포켓 쌍안경 10x25
탐조뿐만 아니라 콘서트, 야구장, 길 건너 포장마차까지 모든 일상을 고화질로 관찰할 수 있다.
4. 소셜미디어팀 일립 마케터

고백합니다. 매일 들고 다니면서도 아직 펼치지 못했고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박형서 작가 13년 만의 장편소설이고, 저는 『새벽의 나나』를 읽은 새벽 순문학의 꿈을 기꺼이 접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한 번 펼치면 끝날 때까지 일어날 수 없기에 가장 완벽한 타이밍에 시작해야만 하는, 저만의 팡테온 가장 높은 자리에 모셔둔, 시대와 국가가 한 인간에게 가하는 폭력에 대한 작품입니다.
읽기도 전이지만 얇다 못해 반투명한 단편 소설이 흩날리는 이 시대에 648쪽의 장편 소설을 13년만에 턱- 꺼내놓는 작가님의 기개 혹은 곤조에 경의를 표합니다.

* 휴대용 CDP와 그날의 CD 딱 한 장
오늘의 픽은 Oasis의 대표작,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의 영국 초판. 런던의 중고 음반점에서 구했다.
5. 북클럽팀 하마 마케터의 출근 책

7시 30분 회사에 도착해 8시 근무를 시작하기 전까지 독서하는 루틴이 생겼습니다. 커피를 내리고 단편소설 한 편을 읽기 딱 좋은 시간이에요.
요즘은 성혜령 작가님의 『대부호』를 읽고 있습니다. 『대부호』는 북클럽 회원 대상으로 표지 투표를 진행했었어요.
보라색을 좋아하는 터라 이 표지가 되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회원분들의 마음도 저와 같았는지 가장 많은 득표를 받았답니다.
흥미진진한 여덟 편의 작품 덕에 아침이 즐겁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책을 읽어볼까요? 댓글에 남겨주세요~

* 리빙크리에이터 지켜팟
* 미르 와이드마우스 텀블러
독서, 커피 그리고 또 다른 모닝 루틴은 유산균과 과일 챙겨 먹기. 지켜팟은 과일이 잘 무르지 않고 포크가 들어있다.

문학동네 출근길은 조금 특별합니다. 덜컹거리는 셔틀버스를 요람 삼아 꿀잠을 자거나, 조용히 책을 읽거나. 파주로 향하는 문학동네 사람들의 출근길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굴러갑니다.
물론 셔틀러만 있는 건 아닙니다. 주차난을 뚫기 위해 일곱시 반에 출근하는 초보운전러, 뚜벅뚜벅 걸어서 출근하는 도보러, 그리고 아침 탐조를 위해 쌍안경을 챙겨 일찍 회사에 오는 탐조러도 있어요.
어떠한 방법으로 출근하든, 양옆으로 천이 흐르고, 나무와 산으로 둘러싸인 파주출판도시에 도착하면 공기가 무척 상쾌합니다. 오리를 비롯한 새들이 쉬고 있기도 하고요. 그러다 문득 제 눈길을 끄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회사 사람들의 손에 들린 책, 그리고 가방에 달린 키링들이요.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든 그 책은 무엇일까요? 출근 가방 속에는 어떤 아이템이 들어있을까요? 늘 곁눈질로만 구경하던 문학동네 사람들의 출근길, 이번 호에서 파헤쳤습니다.
Editor. 디또
1. 국내문학 진진 편집자
초등학교 동창 친구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그 명맥을 유지하면서 교환 독서하고 있는 책이에요. 저는 보통 책날개를 책갈피처럼 사용해서 읽는데 친구 책이라서 망가지면 안 되니까 별도의 책갈피를 끼워서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어머니의 죽음과 이혼으로 삶이 무너진 저자가 다시 어딘가 몰입하고 일어나기 위해 미국 PCT 트레킹 종주에 도전하는 수기예요. 주인공은 초심자의 마음으로 엄청 큰 가방을 메고 나섰지만 계속 넘어집니다. 야생에서 동물이 튀어나올 것 같고, 계획한 것보다 훨씬 못 가서 포기할까 고민하죠. 하지만 그때마다 우연일지 예비되어 있을지 모를 귀인들이 나타나 여정을 돕습니다.
모험이나 일탈을 바라지 않는 밖을 돌아다니는 걸 즐기지 않는 제 성향과 주인공이 너무 달라 처음에는 몰입하기 어려웠는데요. 그만하고 싶을 때마다 나타나는 사람들에게 저 역시 힘을 받았습니다. 다음번의 행운과 행복의 순간을 계속 이어서 보고 싶다는 동력이 생겨 지금은 독서에 탄력이 붙은 상태예요. 다시 일어나는 힘을 배우기 좋은 책입니다.
* YEPP 키티 MP3
중고가가 엄청 높고 이제 매물도 없는 2009년에 출시된 레어템. 구독형 음원 시스템 시대에도 평생 소장할 인생곡들은 이곳에 수집하며, 고장 대비용 예비 기기까지 치밀하게 구비해두었다. 안에 들어 있는 노래는 비밀.
2. 해외문학 지선 편집자
저는 출퇴근에만 1시간 반에서 2시간이 걸리고 환승도 잦고 인파에 껴서 가다 보니 보통은 얇은 에세이나 단편 위주로 읽습니다. 이 책은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가 '콘텐츠업 종사자라면 공명할 지점이 있을 것'이라며 선물해 줬습니다. 처음엔 딱 한 편 읽고 '다들 너무 힘들게 산다' 싶어 지쳐 덮어뒀죠.
저자가 자신은 우아한 영화의 계보를 따른 게 아닌, 근본 없는 취향의 소유자라며 콤플렉스를 고백한 부분이 제 얘기 같았어요. 저도 이직을 꽤 했고 분야도 옮겼던 터라, '이렇게 해도 다 잘 살 수 있구나' 하는 용기가 생겨 그 마음 하나 붙잡고 오랫동안 버틸 수 있었거든요. 최근 새로운 열정과 동력이 다시 필요해진 참에 만나게 된 책이에요.
덧. 마음산책 출판사 시리즈는 항상 책 속에 엽서를 넣어주시더라고요. 그 삽지를 바로 책갈피로 쓸 수 있어서 그것도 좋았습니다.
* NICI 돼지 뻬이따이 키링 (이름: 쫍쫍이)
대만에서 테이크아웃 음료를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든 드링크 백 키링. 첫 타이베이 여행 때 비싸서 두고 왔지만, 이번 출장길에 청핀 서점(성품 서점)에서 1순위로 구매한 아이템. 보들보들한 촉감이 킥.
* 보스 QC 울트라 블루투스 헤드폰 2세대
통근 시간 왕복 3시간 반, 셔틀버스부터 지하철까지 세상의 많은 소음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필수 아이템. 노이즈 캔슬링만 켜두면 원고 작업할 때는 집중이 되고, 피곤할 때는 꿀잠을 보장해준다.
* 본투리드 책 펼침 고정 집게
책을 읽다가 엎어두면 벌어지는 게 싫어서 책의 형태를 잡는 용도로 사용한다. 해외문학 편집자인 만큼 (얇고 잘 휘어지는) 외서를 자주 다루는데, 책 집게로 꽂아 네모나게 유지하는 편.
3. 미더덕 디자이너
얼마 전 타블로가 유튜브에서 “서른 살은 아직 아기”라고 하던데요, 댓글창을 보니 저와 같은 삼십대들이 앞다퉈 “응애 응애” 울고 있더라고요.
가끔 인생을 0살부터 다시 살고 싶은 사람, 아무것도 모르던 아기 때로 돌아가 삶의 기본기를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 싶은 어른들에게 『누리에게』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쓴 아빠의 편지를 엮은 책인데요, 어른인 제게도 필요한 말이었어요.
다정함에 뭉클해지는 한편 몹시 실용적인 삶의 꿀팁도 담겨 있고요. 아기를 위한 책인 줄 알았는데 정신차려보니 제가 우쭈쭈 육아당하고(!) 있더라고요.
* 스와로브스키 CL 포켓 쌍안경 10x25
탐조뿐만 아니라 콘서트, 야구장, 길 건너 포장마차까지 모든 일상을 고화질로 관찰할 수 있다.
4. 소셜미디어팀 일립 마케터
고백합니다. 매일 들고 다니면서도 아직 펼치지 못했고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박형서 작가 13년 만의 장편소설이고, 저는 『새벽의 나나』를 읽은 새벽 순문학의 꿈을 기꺼이 접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한 번 펼치면 끝날 때까지 일어날 수 없기에 가장 완벽한 타이밍에 시작해야만 하는, 저만의 팡테온 가장 높은 자리에 모셔둔, 시대와 국가가 한 인간에게 가하는 폭력에 대한 작품입니다.
읽기도 전이지만 얇다 못해 반투명한 단편 소설이 흩날리는 이 시대에 648쪽의 장편 소설을 13년만에 턱- 꺼내놓는 작가님의 기개 혹은 곤조에 경의를 표합니다.
* 휴대용 CDP와 그날의 CD 딱 한 장
오늘의 픽은 Oasis의 대표작,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의 영국 초판. 런던의 중고 음반점에서 구했다.
5. 북클럽팀 하마 마케터의 출근 책
7시 30분 회사에 도착해 8시 근무를 시작하기 전까지 독서하는 루틴이 생겼습니다. 커피를 내리고 단편소설 한 편을 읽기 딱 좋은 시간이에요.
요즘은 성혜령 작가님의 『대부호』를 읽고 있습니다. 『대부호』는 북클럽 회원 대상으로 표지 투표를 진행했었어요.
보라색을 좋아하는 터라 이 표지가 되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회원분들의 마음도 저와 같았는지 가장 많은 득표를 받았답니다.
흥미진진한 여덟 편의 작품 덕에 아침이 즐겁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책을 읽어볼까요? 댓글에 남겨주세요~
* 리빙크리에이터 지켜팟
* 미르 와이드마우스 텀블러
독서, 커피 그리고 또 다른 모닝 루틴은 유산균과 과일 챙겨 먹기. 지켜팟은 과일이 잘 무르지 않고 포크가 들어있다.